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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항산화제…흡연자가 베타카로틴 복용하면 폐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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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항산화제…흡연자가 베타카로틴 복용하면 폐암 증가

입력
2014.08.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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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채소 과일에 많아

골고루 섭취하면 시너지 효과도

항산화 성분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암 발병을 늘리는 등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고객이 마트에서 블루베리를 고르고 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항산화 성분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암 발병을 늘리는 등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고객이 마트에서 블루베리를 고르고 있다. 김주성기자 poem@hk.co.kr

활성산소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이나 음식물 소화, 운동, 햇볕을 쬐는 등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다. 이 활성산소가 적당한 수준(160~230)이면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도하면 주변 세포를 망가뜨리는 악당으로 변한다.

쇠파이프가 오래되면 녹슬게 되는 것을 산화라 한다. 산화는 몸의 세포를 녹슬게 만들어 아토피성 피부염, 관절염, 기미, 주근깨, 백내장, 당뇨병, 동맥경화증(뇌졸중, 뇌경색, 뇌출혈,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우리 질병의 90%를 일으키게 하고, 암 발병률도 높인다.

항산화제는 이 같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이다. 우리 몸에 있는 항산화 성분은 카탈라아제, 글루타치온트랜스퍼라제, 글루타치온 페록시라제, 셀룰로플라즈민, 알부린, SOD등이다. 외부에서 먹어야 하는 항산화 성분은 비타민C, 비타민E, 카테킨, 퀘르세틴, 플라보노이드(베타카로틴, 라이코펜, 루테인, 안토시아닌, 라스베스테롤), 이소플라본(제니스테인, 다이드제인),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등이다.

나이 들면서 우리 몸에 있는 항산화 성분이 줄면서 활성산소가 넘쳐난다. 또한,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 잘못된 다이어트, 흡연, 음주, 과도한 운동 등이 이를 부추긴다. 그래서 모자라는 황산화 물질을 보충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보충해야 할까? 이를 알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산화 기능과 활성산소 수치 측정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의원 원장은 “활성산소는 160~230, 항산화 수치는 1.07~1.53이 정상이나 활성산소가 과도하거나 항산화 수치가 떨어졌다면 항산화 성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했다.

항산화 성분을 섭취하는 최선의 방법은 여러 색깔의 과일이나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즉, 빨간색(고추-캡사이신), 주황색(토마토-베타카로틴), 흰색(양파-퀘르세틴), 보라색(포도-안토시아닌), 노란색(귤-비타민C) 등 알록달록하게 여러 가지 채소나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특히 이렇게 섭취하면 식물이나 과일 속의 다른 여러 가지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와 비타민이나 미네랄도 동시에 섭취하므로 시너지 효과도 생긴다. 미국 성인병협회나 암협회는 ‘하루에 다섯 가지 다른 채소나 과일을 5번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우므로 모자라는 부분을 항산화제로 보충하면 된다. 다만, 한가지 항산화제를 많이 먹는 것보다 2~3가지 항산화제를 적당히 먹는 게 좋다. 작용메커니즘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예컨대, 비타민C는 수용성이라 세포 내외에서 작용하고, 비타민E는 지용성이어서 인지질이나 세포막에서 작용한다. 흡연자는 베타카로틴 정제나 비타민A 정제보다 다른 성분이 많은 토마토, 당근, 호박 등이 더 좋다. 이는 채소나 과일 속에는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A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 폴리테놀, 플라보노이드 등이 함유돼 있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영양소는 천연 그대로의 과일이나 채소다.

하지만 항산화제라고 모두에게 도움되는 건 아니다. 흡연자가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A 정제를 복용하면 폐암이 더 증가한다는 논문도 발표됐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1만8,314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 CARET연구 결과, 베타카로틴과 레티놀을 복용한 사람들이 항산화제를 먹지 않은 사람들보다 폐암 발병률이 28%, 사망률이 17% 더 높았다.

‘생각하는 식탁’(다른세상 발행)의 저자 정재훈씨는 “이는 활성산소가 갖고 있는 양면성 때문”이라고 했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세포를 해치기도 하지만, 면역계에서는 암세포와 세균을 죽이는 데도 이용되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악당이지만 항상 해롭지는 않고, 우리 몸에서 유익한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미국 농무부는 식품업체와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항산화 지수를 마케팅에 남용한다고 지적했다. 항산화제가 풍부하다는 이유로 토마토와 당근, 블루베리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씨는 “블루베리와 아시아베리, 토마토와 당근을 놓고 무얼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모든 채소와 과일은 훌륭한 음식이라 골고루 섭취하고 전체적으로 적게 먹는 식습관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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