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14일 하노이에 도착, 나흘간의 베트남 방문에 들어갔다.
뎀프시 의장은 이날 도 바 띠 베트남 국방차관과 만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해양안보 현안과 고엽제 처리, 훈련 지원을 비롯한 국방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현역 미군 가운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베트남을 찾은 것은 베트남전쟁 기간인 1971년 이래 처음으로 최근 강화되는 미국과 베트남의 군사공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존 매케인 미 상원 의원은 이르면 내달 중으로 대(對) 베트남 살상무기 금수조치가 해제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뎀프시 의장은 풍 꽝 타잉 베트남 국방장관을 예방해 양국의 관계증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베트남소리방송(VOV)과 AP통신이 전했다. 타잉 국방장관은 양국이 지난해 구축한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국방협력 양해각서(MOU)의 테두리 안에서 상호 합의한 사항을 효과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뎀프시 의장 일행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국방부문을 비롯한 양국 관계가 한층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뎀프시 의장은 방문 기간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대량 살포한 고엽제로 토양 오염 논란을 빚은 중부 다낭 공군기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 2012년 국제개발처(USAID)를 중심으로 다낭기지 주변의 다이옥신 오염지역 7만3,000㎡를 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관측통들은 미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 미군 최고 지휘부의 잇단 베트남 방문이 남중국해 분쟁당사국인 중국을 한층 자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재균형 전략’(Rebalancing)을 천명한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베트남과의 군사공조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일부 관측통은 베트남이 미국과의 군사공조를 통해 현재 러시아에 편중된 주요 무기의 수입선을 미국으로 다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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