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항소심서 징역 5년 구형, CJ배급영화 '명량' 언급 눈길
1,600억원대 횡령ㆍ배임ㆍ탈세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법정에서 “살고 싶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그는 신장이식수술 후 건강이 악화된 상태다. 그러나 검찰은 엄벌 필요성을 강조하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14일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은 “모두 제 잘못이고 불찰이며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살고 싶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문화사업을 포함한 CJ그룹의 여러 미완성 사업을 반드시 완성시켜야 한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1심보다 징역 1년이 줄어든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특히 CJ그룹이 배급사로 참여한 영화 ‘명량’을 언급하면서 “이순신 장군이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고 말하며 왜구를 물리치러 나갔던 것처럼, 대한민국에서는 (12척의 배와 같은) 물질보다는 (이 장군과 같은) 건전한 정신이 더 중요하다”며 CJ그룹(물질)이 아니라 법치(정신)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내외에서 6,200여억원의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63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일본에서 개인부동산을 구입하면서 CJ그룹 해외법인을 보증인으로 세우는 방식으로 회사측에 392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포함됐다.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으면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된 후 항소심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올해 4월 구치소에 수감됐고, 건강 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다. 결국 지난 6월 이 회장은 다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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