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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성공 이끈 감각으로...아시아의 디즈니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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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성공 이끈 감각으로...아시아의 디즈니 꿈꿉니다

입력
2014.08.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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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는 문화산업

한류 문화 세계 곳곳으로 확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주도, 글로벌ㆍ디지털ㆍ현지화 승부

이재현 회장, 인내와 집념의 경영철학

처음엔 무모했던 도전 점차 결실

단순 돈벌이 넘어 사명감 갖고 한국의 대중문화 전파 앞장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ㆍ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ㆍ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앞으로 5~10년 후 아시아의 넘버 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춰 다양하고 독보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게 당면 과제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가 우리나라의 먹거리 산업이 되고, 수많은 젊은 인재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될 것입니다. 그건 CJ그룹의 꿈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디즈니'를 꿈꾸고 있는 CJ그룹 소속 CJ E&M의 김성수 대표의 말이다.

그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에 대해 "글로벌과 디지털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내 시장을 넘어 진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엔테테인먼트 콘텐츠 비즈니스가 훨씬 산업화되어야 하고 또 현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여러 회사와 합작이나 직접 진출에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화에 대해서도 "콘텐츠의 소비에서 디지털화는 필연적인 진행과정이다. 이를 대비해 디지털 플랫폼과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해 늦어도 내년 중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J E&M은 국내 최대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 OCN tvn Mnet등 방송을 비롯해 드라마 제작, 영화, 음악, 공연, 애니메이션 등 6개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매출규모가 컸던 게임사업은 최근 분가시켰다.

각 사업부별 사업모델은 콘텐츠 판매와 광고 등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부문 구분 없이 CJ의 가장 큰 관심 영역은 바로 글로벌화이고, 현재 중국과 베트남 시장공략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 대표는 “더 이상 내수라는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 이젠 국내외 기획 제작 마케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멀티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도 이젠 영화나 드라마 만드는 실력이 수준급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 하지만 아직 우리 수준의 감각을 가진‘끝단’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중국시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중국인들은 우리가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고 싶어 합니다. ‘노는 문화’가 가진 한국식 DNA를 원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나라 감독이나 작가들을 대거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드라마가 아직도 중국에서 잘 팔리는 것을 보면 이미 우리는 이들을 만족시킬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죠. 앞으로 꾸준히 제작 판매의 역량을 구조화하고 키워가면 중국 시장에서 상당기간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CJ는 현재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 공동제작 드라마 '일과 이 분의 일 여름' 등 중국 현지에서 합작, 포맷 판매, 라이선스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애니메이션 사업본부를 만들어 중국시장 공략에 뛰어들고 있는데 내년 초 '슈퍼 윙' '레인보우 루키' 등 3개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고 있는 만큼, CJ도 상당부분 디즈니식 사업모델을 참고하고 있다. 김 대표는“(디즈니처럼) CJ는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 다국적 진출전략 등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하나의 지적재산권이나 소스를 방송,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하고 이를 여러 국가에서 유통하는 것이 이상적인 콘텐츠 기업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진출은 때로는 수출의 형태로, 때로는 현지화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며“CJ E&M은 2011년에 지금과 같은 형태로 합병을 이뤄냈고 계속해 이상적인 기업 구조를 만들며 글로벌 진출을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450억 달러, 영업이익은 91억7,000만 달러이다. CJ와 비교하면 매출은 27배, 영업이익은 무려 161배이다. 김 대표는 “양적 규모차이도 크지만 수익창출능력도 솔직히 비교가 안된다. 디즈니는 꾸준히 영업이익률을 2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CJ는 아직 미완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계속되는 투자로 영업이익률은 3.4%에 불과하다”며 “솔직히 우리는 아직 멀었다"고 인정했다.

그래도 올 여름 CJ E&M은 '잭팟'을 터뜨려 업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직접 제작에 투자했고 배급을 맡았던 영화 '명량'이 국내 영화의 각종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울 만큼 대박을 터뜨리고 있어서다. 충성스런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적 여망, 주연 최민식의 독보적 연기력, 마땅한 경쟁작품이 없는 점 등 '명량'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CJ의 능력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힘이라는 게 영화계의 평가다.

김 대표는 콘텐츠 철학에 대해 독창성과 보편성을 강조했다. 그는 “CJ의 강점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독보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며 이는 앞으로도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콘텐츠는 배타적 문화나 정서가 아닌 다문화적인 보편적 요소를 갖춰야 한다. 이는 CJ가 아시아 대표 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현지 등에서 이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콘텐츠를 개발 중”이라면서 “디지털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내년 중에 10대와 20대, 30대를 겨냥한 모바일 전문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특정분야에 몰입하기 위해선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콘텐츠 산업, 문화사업은 더욱 그렇다. 돈을 쏟아 붓는다고 당장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창의성이라는 것이 곧바로 수익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철학과 인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 점에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집념이 없었다면, 결코 지금의 콘텐츠기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4년 전 처음 CJ그룹에 합류 했을 때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차세대 먹거리를 고민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제조업 아닌 문화산업이 그 대안이라고 확신을 했던 거죠. 제조업은 턱밑까지 중국이 추격해있지만 엔터테인머먼트나 콘텐츠 같은 문화산업은 우리나라가 적어도 20~30년 정도 앞서 있고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CJ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키워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입니다."

그는 문화산업의 수익성 뿐 아니라 사명감도 강조했다.

"세계인들이 1년에 2,3편의 한국영화를 보고, 한 달에 2,3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2,3편의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 문화 속에서 행복해하는 것을 꿈꿀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단순히 기업의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국가 미래와 자존심이 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명감이 없다면 문화산업은 지속할 수가 없는 것이죠."

CJ는 1997년 유선방송사업에 뛰어든 이후 2012년까지 7,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영화, 극장, 음악 등 콘텐츠 사업에는 총 2조7,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아직도 투자금은 회수되지 않고, 누적손실이 남아 있다. 김 대표는 “그 동안 많은 기업이 문화사업에 잠시 발을 들여 놓았다가 빠져나간 것만 봐도 문화사업 투자가 얼마나 어렵고 무모한 도전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전문경영인이라면 돈이 나오지 않는 산업에 이렇게 장기간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오너가 의지를 갖고 있으니까 가능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선 하나 둘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프로젝트로 추진했던 '설국열차'가 대표적인 예죠.조금씩이나마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인정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지난 20년의 투자와 노력에 대한 보상을 약간은 받은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끊이질 않고 있는 종합편성방송 진출(인수)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 합니다. 뉴스는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요. 멀티 유즈할 수 있는 소재도 아니고요."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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