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밴헤켄, 14경기 연속 선발 승
SK 밴와트, 5경기 나와 5승 거둬
롯데ㆍLG는 외인 선수 난조로 답답
프로야구 후반기 순위 싸움이 불붙은 가운데 외국인 선수 활약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위 넥센은 투수 앤디 밴헤켄(35)이 듬직하다. ‘지는 법을 잊은’ 밴헤켄은 5월27일 목동 SK전부터 13일 부산 롯데전까지 14경기 연속 선발로 나가 모두 승리를 챙겼다. 이미 한국프로야구 연속 선발 승리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193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 웨스 퍼렐이 세운 메이저리그 선발 연승 최다 기록(13연승)도 넘어섰다.
토종 선발이 부진한 넥센은 밴헤켄의 존재로 3위 NC의 추격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집안 경쟁’으로 압축된 최우수선수(MVP)를 자리를 놓고 홈런왕 경쟁을 펼치는 박병호와 강정호가 아닌 밴헤켄의 손을 들어주는 이유다. 14일 현재 17승을 쌓은 밴헤켄은 3승만 추가하면 2007년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7년 만에 20승 투수 반열에 오른다.
반면 잘 나가던 NC는 지난 3일 찰리 쉬렉(29)의 욕설 파문 이후 4연패에 빠지는 등 흔들리기 시작했다. 찰리는 6월24일 잠실 LG전에서 외국인 투수 최초로 노히트노런의 위업을 달성할 때만 하더라도 최고 용병 대우를 받았지만 거친 언사로 한 순간에 추락했다.
8위까지 내려앉은 SK는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의 등장에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조조 레이예스(30)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트래비스 밴와트(28)는 데뷔전인 지난달 12일 대구 삼성전을 포함한 5경기에서 5승을 거뒀다.
이만수 SK 감독은 밴와트의 공격적인 투구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 감독은 “(밴와트의)투구 수가 많지 않으니까 선수들이 수비를 길게 하지 않아도 돼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또 선발에서 마무리로 변신한 로스 울프(32)가 뒷문을 단단히 잠그면서 큰 힘을 얻었다. 울프는 지난달 24일부터 소방수 역할을 맡은 뒤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거듭하면서 4개의 세이브를 수확했다.
4위 롯데와 5위 LG는 상대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루이스 히메네스(32)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7월28일 무릎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뒤 현재까지 재활만 하고 있다. 병원 진단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본인은 아프다고 하니 김시진 롯데 감독으로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LG는 후반기 들어 3경기에서 무려 평균자책점 9.49를 찍은 에버렛 티포드(30)의 부진이 뼈아프다. 설상가상 티포드는 13일 손가락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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