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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교황 방한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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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교황 방한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입력
2014.08.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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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여야 정치권은 14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일제히 환영했지만 서로 기대하는 셈법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일단락 지으며 애써 확보한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교황의 메시지에 기대를 걸며 특별법 재협상과 관련 정부 여당의 전향적 변화를 압박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세월호특별법 관련 유언비어 등의 책임 소재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세월호특별법 관련 유언비어 등의 책임 소재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與 세월호 강경모드 역풍 불까 노심초사

새누리당은 교황 방한을 환영하며 우리 사회의 화합과 통합을 역설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호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교황이 방한 기간에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고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할 예정인데 우리 정치권도 교황의 뜻을 본받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화합과 통합을 역설한 것은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 및 쌍용차 해고 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및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만나는 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 가는 곳마다 우리 사회의 사회적 갈등 문제가 부각될 경우 정부여당의 책임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당 내부에선 15일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면담하는 일정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교황의 메시지 수위에 따라 정부 심판론이 재점화 될 수 있고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강경 모드로 일관했던 여당으로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이날 현장 최고위에 불참하고 국회 간담회를 자청해 “제가 (여당) 원내대표이므로 이 문제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몸부림쳐야지 어떻게 하겠느냐”고 밝히며 야당과 협상에 나설 뜻을 시사한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野 교황 메시지 고리로 세월호 특별법 처리 압박

새정치연합은 교황 방한을 계기로 꼬여 있는 세월호 정국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교황이 한국 방문 전 ‘한국인들이 참사를 계기로 윤리적,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고, 인명 경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도 교황 말씀처럼 가진 자와 기득권자들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야당의 재협상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승적인 양보를 촉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박지원 의원도 “교황은 세월호 가족의 손을 잡으러 오시고, 우리 대통령은 잡았던 손을 놓아버리십니다.”라는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16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화문 시복식에도 참석해 정부 여당 압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 핵심 의원은 “교황 방한은 여당에게 분명히 부담이다. 보는 눈도 많은 데 18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서라도 주말께 집중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겠냐”고 말했다.

특검추천권 국회 몫 절충안 검토, 주말이 분수령

여야 공히 세월호 대치 정국에 따른 여론의 부담감을 의식한 만큼 물밑 접촉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 국정원 개혁안에 막후협상을 맡았던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연합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전날 저녁 따로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별법 협상과 관련한 절충안이 오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여당 일각에선 상설특검법에 규정된 특검추천권과 관련해 여야에 각각 2명씩 배정 된 추천권 중 여당 몫 한 명을 국회 몫으로 돌리되 실질적으로 야당이 추천하는 형식의 절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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