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중국 영화 ‘여명의 눈’(黎明之眼ㆍ사진)이 9월 18일 중국 전역에서 상영된다고 남방도시보 등이 전했다. 이날은 일본 관동군이 중국 침략 구실을 삼기 위해 남만주 철도를 폭파하는 자작극을 벌인 만주사변 83주년 기념일이다.
배우 출신 뤼샤오룽(呂小龍) 감독의 이 영화는 작가 옌거링이 문학 고문을 맡고 정페이페이(鄭佩佩)와 쩡장(曾江) 등 홍콩 유명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무대는 1944년 중국 윈난(雲南)성 쑹산(松山). 당시 일본군 56사단 병력 6,0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던 이 곳의 위안소 23개소엔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 끌려온 젊은 여성들이 가득했다. 이들이 겪어야 했던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학대가 위안부 피해 여성 본인뿐 아니라 후손들에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뤼 감독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黎明之眼睛), 영화 ‘지옥엔 도대체 몇 층이 있나’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발해 왔다. 1991년 한국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착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촬영은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인 지난해 12월13일 시작됐다. 뤼 감독은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 여성들이 강제로 끌려가거나 속아서 일본군 위안부가 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영화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영화사 관계자도 “일본은 아시아 여성들을 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해 놓고도 오늘날까지도 이를 직시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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