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21.01→25.76점으로 "일반고 학력저하 심층 분석 필요"
‘일반고 살리기’와 맞물린 자율형사립고의 폐지 정책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반고와 자사고 간의 학력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고려대 김경근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교육격차 원인 및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고와 자사고 1학년생의 국어ㆍ영어ㆍ수학 성취도 평가 평균 점수 차이는 2010년 21.01점에서 지난해 25.76점으로 4.75점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일반고의 평균 점수는 202.15점에서 194.93점으로 크게 하락한 반면 자사고의 평균점수는 2.46점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서울지역 초ㆍ중ㆍ고교생 8,077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국어ㆍ영어ㆍ수학 성취도 평가를 치러 성적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경근 교수는 “일반고의 학력 저하 문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구소득과 부모의 학력도 학력 격차에 영향을 미쳤다. 2010년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의 중학생은 국영수 평균 성적이 196.94점이었지만 월소득 501만원 이상 가정 학생은 221.28점으로 무려 24.34점 차이가 났다. 그 차이는 지난해 25.69점으로 벌어졌다.
또한 부모 학력이 고졸 이하와 대학원 졸업 이상인 학생들의 2010년 평균 성적은 각각 199.43점과 225.39점으로 25.96점의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조사에선 그 격차가 27.93점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내 자치구별 분석에서는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와 양천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성취수준을 보였다. 연구진은 “가구소득, 부모의 학력, 사교육 참여 여부 등이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자사고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일반고 학력 저하 현상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육비 지원이나 대학생 멘토링제와 같은 교육적 지원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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