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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뇌과학자와 손잡고 뇌지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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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뇌과학자와 손잡고 뇌지도 만든다

입력
2014.08.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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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아이와이어' 만든 승현준 박사와 공동 프로젝트

인류 난치병 치료에도 기여

세바스찬 승(오른쪽)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12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제휴식을 가진 뒤 황창규 KT 회장에게 아이와이어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세바스찬 승(오른쪽)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12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제휴식을 가진 뒤 황창규 KT 회장에게 아이와이어 게임을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뇌 탐험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전이다.”

세계적 뇌 과학 권위자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미 프린스턴대학 신경과학연구소 교수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휴스턴 우주발사센터가 있는 텍사스주에서 자랐다. 그는 어린 시절 우주비행사들이 목숨을 걸고 우주로 향하는 것을 보며 꿈을 키웠다.

그런 승 박사가 뇌에 빠져든 것은 우리 몸 속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우주이기 때문이다. 그는 “태양계를 포함한 은하계에는 1,000억개의 별이 있고, 사람의 뇌에는 1,000억개의 신경세포(뉴런)가 있다”며 “미지의 영역인 뇌를 탐험하는 것은 우주 탐험 못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승 박사는 뇌 신경세포들의 연결을 보여주는 일종의 ‘뇌 지도’인 커넥톰을 제안하고 이를 위해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아이와이어’를 개발했다. 이 게임은 화면에 표시된 영역에 마우스로 색칠을 하는 게임이다. 사람들이 색칠하는 영역 하나가 바로 1개의 뇌 세포다. 1개의 영역을 색칠한 뒤 인접 영역, 즉 옆의 뇌 세포를 색칠하는 식으로 이어가다 보면 뇌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세포의 연결점을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다.

이렇게 색칠한 영역들을 집대성하면 커다란 뇌의 세포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것. 승 박사는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 게임은 348개의 뉴런을 1차 대상으로 한다”며 “현재 85개의 뉴런이 완성됐고 남은 263개의 뉴런을 완성하기 위해 한국에 손을 내밀게 됐다”고 말했다.

승 박사는 12일 아이와이어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기 위해 KT와 제휴를 맺었다. KT는 세계 최초로 아이와이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이 됐다. KT는 영문판인 아이와이어를 2,3개월 내 한글판으로 만들어 한국인들이 즐기도록 할 방침이다. 승 박사는 “현재 140개국에서 10만여명의 일반인이 아이와이어 게임을 하고 있는데 한국인은 한 명도 없다”며 “KT의 참여로 많은 한국인들의 동참을 바란다”고 기대했다.

승 박사는 뇌 지도가 확대될수록 치매 우울증 자폐증 등 인류가 안고 있는 난치병 치료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게임을 하면서 시간 낭비가 아닌 인류 발전에 기여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며 “치매 우울증 등을 정복하려면 정상적 뇌 구조 파악이 급선무인 만큼 아이와이어가 여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 지도가 언제쯤 완성될 지, 그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 승 박사도 모른다. 그는 “뇌 지도가 완성되면 무엇을 발견할 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추측만 할 뿐”이라며 “하지만 우주 탐험처럼 목숨을 걸지 않아도 누구나 위대한 모험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이 아이와이어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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