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의 분기 영업손실을 낸 현대중공업이 퇴직한 최고경영자(CEO)를 ‘비상경영 구원투수’로 불러들였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최길선 전 대표이사를 새로 만든 조선ㆍ해양ㆍ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부문은 현대중공업의 7개 사업본부 중 실적이 가장 낮은 분야들. 최 회장은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이재성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3개 부문을 총괄 경영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로 1973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곧바로 포트폴리오 재편, 적자공사 수주 금지, 원가 절감 등을 통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최 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한국 조선업 역사의 시작이었던 울산조선소 기공식이 열린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국내 조선업 1세대. 회사 관계자는 “2001~04년, 2005~09년 두 차례에 걸쳐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셨기 때문에 회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40년 넘게 조선, 플랜트 분야에 몸 담으며 쌓은 노하우를 위기 탈출에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도 지냈고 한국조선협회장을 두 차례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플랜트산업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조선경기가 급락하자 사임할 때까지 급여를 한 푼 받지 않은 ‘무보수 경영’으로 화제를 모았고, 같은해 11월엔 “회사가 더 젊어져야 한다”며 이재성 당시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주고 스스로 물러났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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