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위, 새터민들도 초대 추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마지막 날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북한 교구 출신 신부들이 참석한다. 북한에서 신학교를 다니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뒤 월남해 사제품은 남한에서 받은 신부들이다. 이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 사목활동을 하리라는 생각으로 북한의 교구를 버리지 않고 있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18일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분단 전 북한에서 신학교를 다니다 전후 남한에서 사제품을 받은 신부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남한에서 사목활동을 하다 현재는 대부분 은퇴한 고령의 신부들이다. 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인 황인국(78) 몬시뇰이 대표적인 평양교구 출신이다.
이들은 분단 전의 북한 교구를 간직하고 있다. 허 신부는 “통일 전까지는 임시로 서울대교구에 속해있겠지만 평양교구 등 원적은 유지하고 있다”며 “월남하면서는 금방 북으로 다시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수십 년이 흘러 이제는 모두 노년이 되신 것”이라고 말했다.
1944년 한국천주교회 교세통계에 따르면 당시 평양교구는 본당 19개, 공소 106개, 교육기관 22개, 복지기관 17개를 운영하고 있었고 신자도 2만6,400명에 달했다. 한국 천주교는 분단 전 북한 천주교회의 명맥을 잇겠다는 생각으로 역대 서울대교구장들이 평양교구장 서리를 지내왔다. 현재는 염수정 추기경이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다. 함흥교구는 춘천교구장이, 덕원 자치 수도원구는 베네딕도수도원 총원장이 교구장 서리다.
허 신부는 이들처럼 신학생 신분으로 월남한 신부들이 전국에 20~30명 될 것으로 추산했다. 허 신부는 “현재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어 일부만 교황 집전 미사에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미사에 초청된 이유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미사의 취지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한국전쟁 이전에 북한에서 종신 서원했던 고령의 수녀 3명도 초청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남북분단의 아픔을 겪은 사제와 수녀들로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초청한 것”이라며 “교황청에도 이들의 참석을 알렸다”고 밝혔다. 준비위는 이와 함께 새터민(탈북자)들의 참석도 추진 중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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