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배임 등 혐의 구속기소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회사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배임)로 장병권(45) 한국전파기지국 부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장씨에게는 사기 대출과 업무상 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가 함께 적용됐으며 검찰이 집계한 장씨의 총 범죄 액수는 516억5,800만원에 달한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2012년 1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셋톱박스 제조 전문업체인 홈캐스트의 인수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계열사에 연대보증을 지시해 66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자신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던 현대디지탈테크 명의로 대출을 받으려다 경영난 때문에 대출이 어렵자 계열사인 신흥정보통신에 무담보로 지급보증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장씨는 부친 장석하(77)씨 등 당시 한국전파기지국 이사 12명의 도장을 임의로 사용하며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해 제 2금융권으로부터 100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는 현대디지탈테크의 회삿돈 142억여원을 차용금 명목으로 인출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지난 1월 홈캐스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회삿돈을 유용했다. 한국전파기지국과 신흥정보통신이 홈캐스트 전환사채를 매입하겠다는 약정서를 위조하고 이사회 회의록 등도 허위로 꾸며 2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개인 소송 비용을 회삿돈으로 사용하고, 가짜로 고용한 직원과 회사 고문의 4억원이 넘는 급여 등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장씨가 전파기지국의 회장 장석하씨의 지시로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정보통신부 등을 상대로 정ㆍ관계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자금흐름을 분석,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장씨와 범행을 공모한 정보통신부(현 미래창조과학부) 6급 출신인 최모(61) 전 한국전파기지국 부사장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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