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푸아드 마숨 대통령이 11일 하이데르 알아바디 현 국회부의장을 새 총리로 공식 지명했다. 마숨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알아바디 총리가 새 통합정부를 구성해 이라크 국민을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앞으로 30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세력 연합체인 ‘국민연대’는 이에 앞서 성명을 내고 알아바디 부의장을 차기 총리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제1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다. 국민연대에는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과 최고이슬람이라크위원회 수장인 유력 성직자 암마르 알하킴이 이끄는 알무와틴 연합,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따르는 알아흐라르 블록 등 주요 시아파 정치 세력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알아바디 신임 총리 지명을 축하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새로운 이라크를 전적으로 지원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말리키 현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법치연합이 원내 최대 정파라며 3선 연임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이라크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취임 후 15일 안에 원내 최대 정파에게 총리 지명과 정부 구성을 요청해야 한다. 법치연합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전체 328석 가운데 92석을 차지해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마숨 대통령은 국민연대가 차기 총리를 놓고 여태껏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헌법 상의 시한인 지난주 후반까지 차기 총리를 지명하지 못했다.
이에 알말리키 총리는 이날 새벽 0시를 기해 긴급 TV연설을 통해 차기 총리 지명을 늦추는 마숨 대통령을 상대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이를 전후해 특수부대를 비롯한 친위부대를 바그다드 곳곳에 배치했다. 이라크 연방최고법원도 이날 원내 최대 정파가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이라는 유권해석을 발표해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미군은 이날 이라크 북부 IS세력에 5차 공습을 가하고, 쿠르드족 군대 페쉬메르가는 IS에 빼앗긴 2개 지역을 탈환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전투기와 무인공격기가 동원된 미군 공습은 사흘 동안 12차례 이뤄졌다. 신자르에 고립된 기독교도와 소수종파 야지디족 3만명은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아직 산악지대에 고립된 수만명을 상대로 4번째 인도적 물자 투하작전을 벌였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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