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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한국 고민 빠뜨리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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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한국 고민 빠뜨리는 중국

입력
2014.08.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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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오는 11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해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11일 “중국이 최근 AIIB 참가 희망 국가들과 잇따라 실무 회의를 연 것으로 알고 있다”며 “AIIB 창립 회원국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목표로 11월 초 열릴 APEC 정상회의와 연계된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아시아 지역 국가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을 지원하겠다며 제안한 국제 금융 기구다. 시 주석은 AIIB를 통해 자신이 주창한 ‘신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 구축에 본격 나서면서 미국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 금융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포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방한 당시 한국의 참여도 요청한 바 있다. 오는 11월 초 베이징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AIIB 창립의 가시적 성과까지 나올 경우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AIIB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고, 우리는 최종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11월 베이징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지난 9일 밤 미얀마 네피도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며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일 양국 외교장관이 만난 것은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뒤 처음이다. 북한과 관계를 개선한 일본이 중국과도 전격적으로 화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일본측 성의가 확인되지 않는 한 중일 정상회담 성사 확률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 일본 매체들이 11월 베이징 APEC에서 정상 회담을 여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데 비해 중국에선 여전히 신중한 태도가 감지되고 있다. 오히려 중국 외교부는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비공식 접촉’으로 표현한 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이 엄중한 중국의 입장을 전하고 양국간에 존재하는 정치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이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일본이 잘못해 관계가 악화한 만큼 관계 개선 여부도 일본에 달렸다”고 선을 그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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