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가 타격을 잘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첫 번째는 정확하게 볼을 맞혀야 하며 두 번째는 강하게 전달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확하고 강하게 칠 수 있을까? 간단하게 말해서 정확한 각도로 쳐야 한다. 예를 들어 투수가 90마일 (약 145k㎞)의 볼을 던지면 대략 0.4초의 시간 안에 포수까지 오게 된다. 동그란 볼과 동그란 배트로 정확하게 배트의 스위트 팟에 맞히기 위해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준비자세부터 팔로우 스로까지 전반적인 동작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타격을 시작하는 준비자세, 일명 세트 업(set up) 상태에서 배트를 들고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세우거나, 눕히거나, 비스듬하게 들거나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전혀 상관없다. 관건은 얼마나 가볍게 들고 있느냐의 문제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거의 모든 선수들에게 정형화된 준비 동작을 가르쳤다. 그렇다 보니 모든 선수들이 일관적으로 비슷한 모습의 준비 자세를 갖게 되었다. 이것이 장점도 되지만 반대로 단점이 될 수 도 있다. 들고 있는 자세가 특이한 선수들도 있지만 선수의 신체적인 특징에 따라 얼마든지 준비 자세를 변형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준비 자세에 대해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준은 선수가 타격을 하는데 방해가 되느냐 안되느냐를 체크하는 것이다. 준비 자세의 의미는 몸을 빠르게 움직이기 위한 예비 동작이므로 본인 스스로 편안하면 충분하다. 그리고 타자가 힘을 쓰기 위해서는 스트라이드 동작에서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중심이동 동작이다. 역학적으로 설명하면 직선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바꾸어야 강한 힘을 낼 수 있는데 여기서 직선 에너지는 중심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동작을 의미한다. 하지만 타자는 강한 힘과 함께 정확한 컨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전진은 위험한 생각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중심이동은 회전을 하기 위한 예비 동작으로 몸을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설명하면 선수들이 편안하게 생각하며 이해도 빠르다. 이렇게 되면 배트의 각도가 자연스럽게 이상적인 각도로 나올 확률이 높다. 스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직선스윙(liner swing)으로 앞쪽으로 이동만 하며 치기 때문에 스윙이 밑으로 내려오는 ‘다운 블로’가 되어 깎여 맞을 확률이 높다. 두 번째 스윙은 회전 스윙(Rotational swing)으로 허리를 회전하면 스윙이 비스듬하게 올라가는 “슬라이트 업” 스윙이 될 확률이 높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로 스윙을 나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타격을 하면서 이동하지 않을 수 없으며 회전하지 않고 강한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스트라이드 후의 팔의 각도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유는 강한 힘을 만들어 내야 하며 투수가 던지는 볼에 빠른 속도로 접근해서 정확한 컨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트라이드 동작 후 배트를 잡고 있는 손의 각도, 즉 파워 포지션의 각도가 45도 정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골프의 코킹 동작과 비슷함) 이 동작을 좀더 설명하자면 스트라이드 할 때 스테이 백(STAY BACK) 동작이 필요한데, 이 동작은 준비자세에서 배트를 쥐고 있는 상태로 손은 그냥 두고 몸통이 앞으로 전진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배트를 잡은 손과 앞발 엄지발가락까지의 거리가 길어지며 이것이 관성 모멘트를 형성하게 된다. 관성 모멘트는 회전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회전하는 중심 축으로부터 길이가 길면 힘이 강한 대신에 회전 속도가 늦고 반대로 짧으면 속도가 빠른 대신에 힘이 약하다. 그래서 굳이 팔을 뒤로 빼지 않아도 배트를 원래 들고 있는 위치에 두고 중심이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스테이백 동작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서 발바닥부터 시작되는 지면 반력을 이용하여 신체의 분절 순서에 따라 움직이며 허리 회전을 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타격 동작이 된다. 이때 앞쪽 팔은 곧게 펴고 뒤에 팔을 굽혀 몸에 최대한 가깝게 붙여 나오면 인-아웃 스윙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확한 컨택을 하기 위해서는 투수가 던진 볼을 타자가 눈으로 본 그대로 스윙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다운 스윙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에 공을 내려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투수가 던진 볼은 대략 6~9도 정도 밑으로 내려오게 되어있기 때문에 타자는 그 각도대로 올라가면서 쳐야 가장 이상적인 각도를 만들 수 있다. 이 부분은 야구 중계방송에서 타자의 슬로우 모션을 보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위의 설명 내용이 좀 어려운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정확한 스윙 각도는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몸 전체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이상적인 스윙각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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