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태어난 지 두 달 된 승민이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분유를 먹다 일어난 사고로 승민이의 시간이 멈춰버렸다. 초점 없이 뜬 눈과 사지 마비로 움직이지 못하는 팔과 다리, 불안정한 호흡 때문에 누워서만 생활할 수밖에 없다.
기도로 분유가 넘어가 심정지 상태까지 갔던 승민이는 심폐소생술로 목숨은 건졌지만 후유증에 의한 뇌손상으로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을 진단 받고 말았다. 그 후 15개월 째 엄마아빠의 목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누워만 있다.
승민이는 입으로 먹을 수 없어 위루관을 통해 분유를 먹고 있지만 그나마도 입과 코로 역류하는 일이 잦아 위험하다. 경련으로 작은 몸을 힘들게 떨 때면 부모 가슴이 미어진다.
가난한 살림 탓에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아버지에게 승민이는 꿈이자 희망이었다. 그러나 아들은 사고로 누워만 있고, 아내는 아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집에서 장마에 비가 새고 욕실도 없이 승민이를 씻겨야 하는 아빠 입에선 한숨만 나온다. 아궁이에 군불을 때 장마로 눅눅해진 방에 난방해야 하지만 갈라진 벽 사이로 연기가 새어 나와 그조차도 할 수 없다.
승민이가 지내는 방만이라도 고쳐주고 싶지만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먹고사는 형편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과연 아빠는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고 행복한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승민이 가족 이야기는 12일 오후 5시 35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서 방송한다.
문미영기자 mymoo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