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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골프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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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골프 삼매경

입력
2014.08.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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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인식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으로 취임 이후 단 한번의 양자 정상회담을 갖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두 정상은 올 여름 휴가를 즐기는 방법에서도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고 있어 화제다.

박 대통령은 닷새간 청와대 서재에서 독서와 함께 휴가를 즐겼다. 박 대통령은 골프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은 편이다. 골프 접대를 제외한 일반적인 골프는 즐겨도 되지 않겠냐는 건의에 “골프를 할 시간이 있으신가요”라고 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반면 아베 총리의 휴가와 골프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다. 9일 나가사키에서 열린 원폭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곧장 야마나시현의 별장에서 휴가를 시작, 22일까지 14일간의 장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해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열흘간 느긋한 휴가를 가진 것도 모자라 올해는 그보다 훨씬 기간이 늘었다.

아베 총리는 휴가 기간 절반 이상을 골프를 즐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휴가 기간 6차례 골프를 친 것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횟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틈틈이 주말에 골프를 친 것을 포함하면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한달에 한번 꼴로 골프를 즐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골프를 즐기는 것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지난 해 여름에는 수해로 이재민이 발생한 사실을 골프장에서 보고를 받은 뒤에도 골프를 계속 친 것으로 드러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보고를 받고도 골프를 끝낸 뒤에야 관저로 돌아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골프를 둘러싼 비난에도 아베 총리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중요한 정치사안을 풀어 내기 위해 골프만큼 좋은 매개체가 없다는 인식이다. 실례로 올 4월 집단적자위권 헌법해석변경을 둘러싸고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반발이 거셀 당시 아베 총리는 기타가와 가즈오 공명당 부대표를 불러 골프를 치며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아베 총리는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골프장 10개 가량의 회원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해 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당시 역시 골프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특제 퍼터를 선물한 일화는 유명하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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