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고통받는 목소리 전달해 달라"

황상기(59)-백혈병 사망 삼성 근로자 아버지
“교황께서 산업재해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대기업답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 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거나 산업재해가 발생해도 책임을 회피하며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노조와 대화를 통해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 천주교계의 가장 큰 어른이신 교황이 노동자의 목소리를 한국 정부와 자본가에게 전달해주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참사 재발 방지에 종교가 도움"

이충연(41)-용산참사 유가족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진상규명조차 안 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도 특별법 제정이 미뤄지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재발 방지를 하려면 철저한 원인조사가 필수적인데 종교가 힘을 보탤 수 있다. 현실에 참여해 사회 부조리 개선에 앞장섰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봐라. 교황이 오셔서 참사 피해자들을 만나고 현장을 방문해 종교가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바란다.”
"다문화 이주민도 우리 이웃"

권태호(44)-필리핀인 아내를 둔 다문화가정 가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모두는 서로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또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되새겨야 할 가르침이다. 외국인 범죄나 다문화가정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을 종종 보곤 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다문화 교육이 이뤄져 이주민들도 우리 이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한국 장애인 여건 체험해 보면…"

박윤구(61)-1급 지체장애인
“‘낮은 곳’을 지향하는 종교도 때로 장애인에게 문턱이 높을 때가 있다.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볼 때 장애인을 배려해 종교 의식을 진행하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는 장애인이 신앙 생활을 계속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당장 교황 시복 미사 때도 장애인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황이 방한하면 한국 장애인이 어떤 여건에서 생활하는지 한번 체험해 보면 좋겠다.”
"취업 걱정하는 청년들에 격려를"

신형철(25)-한국외국어대 4학년
“교황은 ‘청년들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모두 다 중요한 존재’라고 역설했다. 한국 청년들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청년들은 취업 걱정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개개인이 모두 세상에서 쓰임이 있는 존재라는 점을 교황이 이야기해 준다면 그 어떤 격려보다 힘이 될 것이다. 이런 울림을 통해 젊은 세대가 갖고 있는 다양한 고민들이 생산적 논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종교 간 대화와 협력, 세계평화의 길"

자승(60)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한국사회는 다종교 사회다. 서로의 종교를 이웃종교라고 부르며 대화와 협력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한국불교는 한국 천주교 발상 초기 시절 천주교인과 아픔을 함께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사회의 종교간 대화와 평화를 위한 노력은 세계평화를 위한 실천으로 나아갈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와 기도가 한반도는 물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많은 이들에게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남남·남북 갈등 치유의 계기로"

우윤근(57) 가톨릭신도의원회 회장 내정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렵고 힘든 사람 곁에 계신 분이다. 정치권에서도 ‘낮은 데서부터 출발하자’는 예수의 정신을 생각해야겠다. 지금 한국에서는 부자와 빈자간 격차와 지역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남북 관계도 어려움에 처해있다. 교황의 방한이 남남ㆍ남북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ㆍ용서ㆍ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행복한 연대 이루도록 축복 기도"

박승희(22)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떠밀려 하느님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 채 상처를 키워가고 있다. 당신(교황)을 영접하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자비로 사랑이 채워지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그 아름답고 영원한 사랑이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분단과 반목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사회가 행복한 연대를 할 수 있도록 축복 주시기를 기도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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