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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눈화장·물대포... 나이 잊은 헤비메탈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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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눈화장·물대포... 나이 잊은 헤비메탈의 전설

입력
2014.08.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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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열창 오즈번, 4만 관객 열광

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열창하는 오지 오즈번. 현대카드 제공
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에서 열창하는 오지 오즈번. 현대카드 제공

“잘 안 들려요. 더 크게 소리쳐 보세요. 우리 함께 미쳐봅시다.”

헤비메탈의 전설이라는 명성 그대로였다. 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_시티브레이크 2014’ 헤드라이너(간판급 출연자)로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지 오즈번(66)은 고희를 앞둔 나이가 무색하게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40년간 그룹 블랙 새버스의 멤버와 솔로로 20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쌓은 세계적 명성을 고스란히 증명했다. 엉금엉금 걷는 모습에서 나이를 숨길 순 없었지만 4만여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여느 록 밴드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검은 의상과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종종걸음으로 등장한 오즈번은 ‘미스터 크라울리’ ‘샷 인 더 다크’ ‘아이언 맨’ ‘크레이지 트레인’ 등 블랙 새버스와 솔로 히트곡을 90여분 동안 열창했다. 전성기에 비해 확연히 몸이 무거워 보였지만 목소리나 무대 매너는 전혀 녹슬지 않은 듯했다.

짙은 눈 화장에 사악하고 귀여운 미소로 관객의 환호에 화답한 그는 교주가 신도들에게 은혜를 내리듯 수시로 객석에 물대포를 쏘고 양동이에 가득 찬 물을 끼얹었다. 관객의 환호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더 크게, 안 들려, 더 크게”를 반복해서 외치기도 했다. 랜디 로즈, 잭 와일드 등을 잇는 그리스 출신 기타리스트 거스 지의 빼어난 기타 연주도 공연의 품질을 끌어올렸다. 앙코르는 블랙 새버스의 히트곡 ‘패러노이드’였다. 공연을 끝낸 뒤 무릎을 꿇고 관객에게 절을 한 오즈번은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무대를 떠났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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