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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윤 일병 더 없게… 책임자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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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윤 일병 더 없게… 책임자 엄벌"

입력
2014.08.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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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들의 무차별적인 구타로 목숨을 잃은 육군 28사단 윤모(20) 일병에 대한 추모제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렸다. 윤 일병의 어머니 안모씨는 추모제에서 “네 죽음을 통해 제2, 제3의 윤 일병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윤 일병과 또 다른 모든 윤 일병들을 위한 추모제’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행사에서 군인권센터와 군 자살자ㆍ의문사 유족들은 전면적인 군 개혁을 촉구했다.

안씨는 추모제에서 “엄마랑 통화할 때 귀띔해 줬으면, 네가 면회 오지 말라고 했을 때 미친 척 부대를 찾아갔더라면, 그러나 면화 안 된다는데 찾아가면 불이익이 갈까 봐 엄마는 주저앉고 말았다”며 가슴을 쳤다. 그는 “너의 안타깝고 슬픈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정확한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제에는 지난해 10월 상관의 계속된 성추행과 집요한 성관계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모 대위의 유족, 2011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육군 훈련소에서 급성 뇌수막염으로 숨진 노우빈 훈련병의 유족, 지난해 6월 암인데도 두통약만 처방 받다 사망한 신성민 상병의 유족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억울한 죽음을 막지 못한 안타까움과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1971년 의문사한 박병국씨의 형수 박금옥(62)씨는 “군에서는 애인이 변심해 자살했다고 했지만 휴가 때 ‘구타를 당하고 있다. 차라리 탈영해 감옥에 가는 게 낫겠다’고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수십년이 지나도 이런 죽음이 반복되는 게 안타까워 추모제에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우빈 훈련병의 어머니 공순복(51)씨는 “우빈이가 죽은 이후 모든 병사들이 뇌수막염 예방 주사를 받게 됐다. 언제까지 사후 조치만 할 건지 모르겠다”고 오열했다.

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오 대위의 큰아버지 규태씨는 “국방부 장관과 참모총장이 철두철미하게 파헤치겠다고 약속하고 국정감사까지 했는데 가해자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며 “군이 수사하고 재판하면 사건이 축소ㆍ은폐될 수밖에 없다. 군을 개방하고 책임자를 엄벌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윤 일병 사건을 축소ㆍ은폐하려 한 사람들을 찾아내 엄벌하는 것은 물론, 지금이라도 국방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하고 군인권법과 의문사법을 제정하는 등 군인권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제에 참여한 수백명의 시민들은 보라색 종이비행기를 접어 국방부 담장 안으로 날려보냈다. 윤 일병의 몸 곳곳에서 발견된 멍자국과 같은 색깔의 종이비행기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취지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한형직기자 hj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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