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나눔의 실천’을 호소하며 모금한 후원금과 장애인 연금 등을 가로채 호화로운 생활을 한 두 얼굴의 복지시설 원장이 구속됐다.
춘천지방검찰청은 병원 치료가 필요한 복지시설 입소자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강원 홍천군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한모(5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거지 목사’로 이름을 얻은 한씨는 지난해 3월 욕창 환자 서모(52)씨의 병세가 심해졌지만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또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설 내 장애인 36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 등 5억8,47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한씨는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할 것처럼 속여 모금한 기부금마저 자신의 생활비와 채무 변제에 쓴 것은 물론 유흥주점과 백화점 등을 드나들며 호화생활을 영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인 2,949명으로부터 11억5,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시설 내 장애인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유기하는 등 한씨가 장애인 인권을 침해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씨는 검찰에서 “환자를 나름대로 간호했고, 기초생활수급비는 시설 관리에 사용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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