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준 “세월호 유가족 단식, 제대로 했으면 실려갔어야”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25일째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을 두고 “제대로 단식을 하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7일 황우여 사회부청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이 같은 말을 주고받았고, 안 의원과 동료들과의 대화는 당시 인사청문회를 취재 중이던 오마이뉴스 취재진에 의해 고스란히 녹음됐다.
안 의원은 인사청문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이 황 후보자에게 “세월호 유족의 단식 상황을 얼마나 아느냐”고 질의하자, 옆에 있던 새누리당 신의진ㆍ서용교 의원에게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물었다. 이에 신 의원은 “의원님은 힘들잖아요”라고, 서 의원은 “제가 해봤는데, 6일 만에 쓰러졌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제대로 하면,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 병원에 실려 가도록. 적당히 해봐야….”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같은 대화에 대해 “의사 출신이어서 제대로 단식을 하면 견뎌 내기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 의원에게도 얼마 정도 견딜 수 있는지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유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8일 국회를 항의방문 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단식 중인 세월호 유족을 돌보는 이보라 서울시동부병원 내과 과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민이 아빠, 예지 아빠, 빛나라 아빠까지 총 5명의 아빠들이 7월 14일부터 정말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셨다”며 “(안 의원님) 예상대로 줄줄이 실려나가셨다”고 비판했다. 이 과장은 “유가족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라고 호소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안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이 25일째라는 것을 듣고 의사출신으로서 단식자들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염려돼 한 발언이었다”며 “본의 아니게 마음에 상처가 됐다면 진심으로 사과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서둘러 사과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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