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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잡을 일도 사고 걱정도 끝...꿈의 자율주행차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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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잡을 일도 사고 걱정도 끝...꿈의 자율주행차 시대 온다

입력
2014.08.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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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ㆍ레이저센서ㆍ카메라 등 장착

도로ㆍ다른 차와 데이터 교환하며 교통 상황ㆍ위험 요소 등 자동 인식

주차 공간 스스로 찾는 기술까지

자동차ㆍIT기업, 첨단 카 개발 총력전

2026년쯤 기술ㆍ인프라 완성 전망

액셀ㆍ브레이크 등 추억 속으로

“2030년 대부분 자동차에는 백미러, 클랙슨, 사이드브레이크가 사라질 것이며, 2035년에는 핸들과 엑셀ㆍ브레이크 페달도 없어질 것이다.”

지난달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기술자 연구자 정부관계자 등 전문가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래 자동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20년 뒤 자율주행 자동차가 기존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에는 자율주행차 대중화를 위한 기술과 인프라가 완성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는 2035년 관련 시장 규모를 1,180만대로 전망했다. 1980년대 국내에도 방영돼 큰 인기를 모았던 외화 ‘전격 Z 작전’에서 주인공 마이클이 “도와줘”라고 말하면 쏜살같이 달려와 위기에서 구해주던 자동차 ‘키트’를 현실에서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 autonomous car)는 사람이 탄 상태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목적지까지 달리는 차를 말한다. 무인자동차(driveless car, Unmanned Vehicle)는 사람이 타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는 차를 뜻하는데, 현재 업계에서는 이 둘을 섞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미 많은 자동차 업체, 전자통신(IT) 회사들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구글은 2009년 처음 공개했던 자체 개발 자율주행차가 80만마일을 사고 없이 운행했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1월 현대기아차, 아우디,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 자동차 업체와 LG전자 등 전자회사와 손잡고 열린자동차연합(OAA)라는 공동 연구 조직을 만들었다. 5월에는 운전대와 페달을 없앤 2인승 무인자동차를 공개했다.

메르데세스-벤츠가 지난해 9월 노키아의 위치정보서비스 ‘히어(HERE)’를 이용한 ‘S500 지능형 드라이브 연구차량’으로 100㎞ 시범 자율 주행에 성공했다. 볼보는 지난해 7월 운전자 개입 없이 레이더, 레이저센서, 카메라 등 장비를 기반으로 시속 90㎞, 차량 간격 4m 이하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시연을 완료했다.

국내 최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MDS테크놀로지의 이창렬 이사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고민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도를 높여 교통사고를 크게 줄이고 관련 비용을 크게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눈과 손을 활용한 것보다는 각종 센서들이 미리미리 알아서 자동차 충돌을 막아주니 돌발상황이 아닌 한 사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치명적 교통사고의 40% 이상이 음주, 마약, 운전 부주의, 피로 등 운전자 과실 때문에 일어나고, 미국 연방도로관리청(FHA)은 교통정체의 25%가 교통사고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 비영리단체(NGO) 이노운송센터는 미국 자동차의 10%가 자율주행차로 바뀔 경우, 해마다 약 21만건의 사고를 줄이고 1,100명의 목숨을 구하고, 227억달러를 줄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가 ▦고령자, 장애인, 면허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 등이 차를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주차된 차의 위치를 찾고 주차하는데 드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해서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오염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운전자로 하여금 운전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여 다른 일에 좀 더 집중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미국에서 공개한 신형 제네시스 홍보영상에는 운전석에 앉은 스턴트맨이 두 손을 운전대에서 뗐는데도 차가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는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 제공
최근 현대차가 미국에서 공개한 신형 제네시스 홍보영상에는 운전석에 앉은 스턴트맨이 두 손을 운전대에서 뗐는데도 차가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는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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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은 자동주차지원시스템(APAS), 충돌예방시스템(CAS), 자동배광가변전조등시스템(AFLS),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차선유지지원시스템(LKAS), 자동차안전성제어장치(ESC), 운전자상태감시(DSM),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 측후방감지(BSD), 보행자보호시스템(PPS), 지능형나이트비전(SNW) 등이다.

이 중 일부는 최근 출시되는 고급 승용차에 차츰 적용이 되고 있으며, 특히 유럽의 신차평가프로그램(NCAP)는 지난해부터 LDWS와 긴급제동시스템(AEB)을 신차 평가 항목으로 추가한데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2015년부터 유럽에서 팔리는 트럭, 버스 등 모든 상용차에 대해 이 기능을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다.

특히 이들 기술 개발에 있어 정보통신(ICT) 기술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갖가지 센서 기술, 매핑, 인식ㆍ판단, 통신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iCar)카’를 만들겠다는 애플을 비롯해 구글, LG전자 등 IT, 전자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연구 개발에 적극적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일부에서는 미래에는 자동차를 사려 할 때 차량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교통 네트워크와 얼마나 잘 연결되는 지를 구매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자동차가 통신기기인 스마트폰 시장처럼 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자율주행차가 마음껏 달리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들도 많다. 규제 당국은 자율자동차, 무인자동차를 어떻게 관리할지 아직 고심 중이며, 보험업체들도 사고가 일어날 때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둬야 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레이더, 센서, 카메라 등도 더 발전해야 하고, 따라서 무인자동차가 대세가 되기 전까지 자동주행 중에도 사람이 눈과 발을 떼서는 안 될 수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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