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가 맛있어요?”
“맛있는 게 아니라…….”
현아가 부른 노래 빨개요를 듣던 초등학생과 어머니의 대화다. 학부모의 말문이 막히는 순간 현아는 “빨간 건 현아. 현아는…”이라고 노래한다.
빨개요는 유치원생조차 흥얼거린다. 유치원생이 부르는 동요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빨개요 가사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What)/빨간 건 현아/ 현아는……(Yeah)”는 동요를 연상시킨다. 이런 까닭에 현아가 맛있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형용사 맛있다는 음식의 맛이 좋다는 뜻을 나타낸다. 사람에게 사용될 때는 성(性)적인 의미를 강하게 내포한다. 말문이 막힌 어머니 옆에서 중학생인 언니는 동생과 달리 가사의 의미를 파악했는지 고개를 돌렸다.
뮤직비디오는 성적 표현이 더 강해진다. 현아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나는”이라고 노래하면서 초대형 립스틱을 어루만진다. 이어지는 가사는 “빨개요”다. 립스틱이 빨갛다는 뜻이겠지만 비슷한 다른 단어로 들리면 매우 선정적이다.
현아가 “밤마다 내가 생각나/ Like 매콤한 라면”이라고 노래한 다음 화면은 현아가 거대한 바나나 위에 올라탄 장면으로 바뀐다. 이때 가사는 “먼저 들어와 봐/ 내가 좋다면”이다.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상징하는 장면이 이어지자 학부모는 놀랄 수밖에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빨개요는 6일 케이블TV MBC뮤직 음악프로그램 쇼 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아는 “포미닛 멤버들과 회사 식구들을 비롯한 스태프들, 팬 여러분 감사하다. 앞으로도 항상 노력하는 현아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는 7일 오후 7시 현재 실시간 순위 7위에 올랐고, 몽키3에서는 실시간 순위 4위를 차지했다.
가요계에서 선정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빨개요는 유독 학부모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다. 현아가 자신을 가리키며 선정적인 몸짓으로 노래하기 때문이다. 빨개요 인기가 높아질수록 빨개요에 대해서 잘 아는 학부모라면 TV에서 방송되고 거리에서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린다.
빨개요에 대한 선정성 논란에서 한 여성은 “컨셉이 섹시란 이유로 욕하니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다. 어떤 이는 아이들이 뜻도 모르면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중략)… 현아는 맛있어”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걸 보면서 개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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