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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추하더라도 이겨야 한다’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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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추하더라도 이겨야 한다’에 방점

입력
2014.08.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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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1 수비적 시스템 우리와 비슷

직설적 성격 탓에 불화 빚는 단점도

대한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 0순위로 베르트 판마르베이크(62ㆍ네덜란드) 감독을 ‘콕’ 찍었다.

이용수(55) 협회 기술위원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가장 먼저 만나고 온 이유로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과 다양한 유럽 클럽 지도 경력을 꼽았다. 특히 협회는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월드컵 성과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실리 축구를 추구한다. 그는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은 뒤 화려한 공격을 지향하는 전통적인 ‘토털 사커’를 지우고 이기는 축구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0 월드컵 당시 “토털 사커로는 이길 수 없다”며 “축구에서는 추하더라도 이겨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4-3-3 또는 3-4-4 등 공격수 세 명을 세우는 기존 네덜란드 대표팀 전술과 달리 수비적인 4-2-3-1을 새롭게 이식한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월드컵 유럽 예선을 8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본선 조별리그에서 일본, 덴마크, 카메룬을 따돌렸고 16강에서 슬로바키아, 8강에서 브라질, 4강에서 우루과이를 모두 꺾었다.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는 연장전까지 접전을 펼치다가 0-1로 분패했다.

기술위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가 볼을 자유롭게 다루지 못하도록 하는 압박, 기동력을 활용한 역습 등 한국의 전통적 장점이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점에서 기술위는 판마르베이크의 승부사 기질과 수비를 강조하는 실리주의 소신이 한국 축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적임자로 선택했다. 또 그의 수비적인 4-2-3-1 시스템은 2남아공 월드컵 때부터 한국 축구가 유지한 틀과 비슷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전술을 안착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직설적인 성격 탓에 가끔씩 선수들과의 불화로 이어지는 단점도 있다. 2010년에 절정의 지도력을 발휘하다가 유로 2012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것도 선수들의 항명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협회가 내건 사령탑 선임 조건에 그를 따라올 감독이 드물다는 게 축구계 안팎의 평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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