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엄마의정원’에 한국경마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미스터파크’와 ‘당대불패’ 등 명마들이 잇따라 등장해 화제다.
화제가 되고 있는 장면은 지난 7월 31일 방송분으로, 드라마 93회였다. 극중 여주인공인 윤주(정유미 분)가 회사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고 급히 집을 나서는 장면이었다. 윤주에게 전화를 건 동물병원 관계자는 “선생님, 큰일 났어요! 지금 미스터파크가 산통이 심해요! 어떡해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한테 미스터파크가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아시잖아요”라는 대사를 통해 ‘미스터파크’의 대단한 가치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사연은 이렇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 6월, 드라마 제작팀이 한국마사회측에 “극 중 갈등구조를 그릴 때 특정 말이 위급한 상황에 있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만큼 비중 있고 중요한 말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 이에 한국마사회 홍보팀 관계자는 주저 없이 ‘미스터파크’를 추천해 드라마에 이름이 거명되게 된 것이다. 드라마촬영을 지원하고 있는 마사회 홍보팀의 관계자는 “사실 불운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된 ‘미스터파크’를 추천하는 게 맞는지 고민했지만 한국경마 최다연승은 17연승기록을 대체할 다른 마필이 떠오르지 않아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까지 등장하게 된 ‘미스터파크’는 지난 2009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구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데뷔해 17경주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한국경마 최고의 명마이다. 참고로, 17연승 달성확률(약 8,000조분의 1)은 로또 1등에 당첨되는 확률(814만분의 1)보다 9억 6천만 배나 어려운 확률이었다. 18연승 도전경주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물며 대기록 작성은 멈췄지만 ‘미스터파크’는 이후에도 2승을 더 추가하기도 했다. 개인통산 20번째 승리를 노리며 출전했던 2012년 6월 3일 경주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감했다.
이러한 위대한 업적 때문에 ‘미스터파크’는 단일 경주마로는 최초로 자신의 이름이 걸린 기획전시회를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개최되었으며, 경주마 ‘미스터파크’의 일대기를 엮은 단행본이 출간되기도 했었다. 또한 주 활동무대였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예시장 옆에는 지금도 ‘미스터파크’의 동상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한편 ‘엄마의정원’ 97회였던 지난 8월 6일에도 ‘미스터파크’는 또 등장했다. 이번엔 ‘미스터파크’와 함께 ‘대통령배 3연패’, ‘역대 최다 수득상금 기록’ 등의 업적을 자랑하는 ‘당대불패’도 함께 거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명마를 드라마에서 다시 만나는 이색적인 풍경이 그려졌다. 극중 여주인공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동물병원을 떠나면서 마방으로 향해 그간 정들었던 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여주인공은 이 장면에서 “미스터파크, 인제 아프지마… 건강할거지?”라면서 ‘미스터파크’와 작별인사를 했고, 이어 “당대불패야 쌤이 사랑한 거 알지?”라고 말하면서 말에게 키스하면서 아쉬움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마들을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나게 된 경마팬들의 반응은 실로 뜨거웠다. 드라마를 접한 경마팬 신모씨는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경마사랑방을 통해 “드라마에서 발견한 반가운 이름 미스터파크와 당대불패.. 모두 보고싶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다른 경마팬 이 모씨 역시 “어찌나 반가운지 몰랐다. 하늘나라에서도 잘 달리고 있기를 기원해봅니다”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엄마의정원’의 제작과 관련해 주인공의 직업설정이 ‘말 전문 수의사’로 되어있는 까닭에 드라마 초반부터 장소지원 및 수의사 연기자문 등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드라마가 시작된 후에는 드라마 포스터를 전국 30개 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에 부착하는 등 홍보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마사회 최원일 홍보실장은 “직업설정에 기인한 드라마촬영을 통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드라마 안에 우리나라의 명마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마사회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 종합뉴스팀 news@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