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병문안 위해 쿠바 방문
미국 마이애미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딸 알리나 페르난데스(58)가 21년 만에 쿠바를 방문했다.
페르난데스는 지병으로 위독한 어머니 나탈리아 레부엘타(88)를 보려고 쿠바 수도 아바나에 들어갔다고 마이애미헤럴드가 6일 보도했다. 페르난데스는 1993년 관광객으로 위장해 마이애미로 망명한 뒤 라디오 진행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마이애미에서 쿠바 출신 망명자들과 함께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 봉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아버지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지난 1997년 출간한 ‘카스트로의 딸:한 망명자의 쿠바 회고록’에서 피델 카스트로를 독재자라고 비난했는데, 그러면서도 그가 멀리 있지만 보호해주는 아버지였다고 쓰기도 했다. 이 자서전에서 그는 아버지의 동생이자 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인 라울 카스트로와는 친한 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르난데스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10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아버지가 피델 카스트로인 줄 처음 알았다. 미국으로 망명하기 전에는 의류업체에서 모델 겸 홍보 담당자로 일하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에 여행객으로 가장해 쿠바를 탈출, 그 동안 스페인을 비롯해 미국 뉴욕과 조지아주 등에서 살았고 2001년에 마이애미에 정착했다. 망명자들의 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쿠바 정부는 이번에 페르난데스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델 카스트로는 1948년 미르타 디아스-발라르트와 결혼했다가 아들 피델 펠릭스 카스트로 디아스-발라르트를 낳고 1955년 이혼한 뒤 레부엘타를 포함한 4명의 여자와 정식 결혼은 하지 않은 채 관계를 맺어 페르난데스 등 8명의 자녀를 더 낳았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스페인 EFE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서로 관심이 너무 없고 그에 대해서는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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