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제시해 4억 제시 농협 따돌려
대구은행이 장학금을 앞세워 포항시금고를 지켜냈다.
포항시는 총 11명으로 구성된 시금고선정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결과 1조523억원 규모의 1금고에 대구은행, 2,718억원에 달하는 2금고에 농협을 각각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공개경쟁에는 20년간 1금고를 지켜 온 대구은행과 만년 2위를 벗어나려는 NH농협은행,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이 맞붙었다. 대구은행은 이중 가장 높은 수신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앞으로 3년간 해마다 5억원씩 총 15억원의 장학금을 내놓겠기로 해 총 4억원을 제시한 농협을 크게 따돌렸다.
총 100점의 금고 선정 평가 점수 가운데 장학금 기부와 같은 ‘지역사회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 추진’ 항목의 배점은 9점에 불과했으나 30점의 높은 점수가 배정된 ‘대내외 신용도’와 ‘재무구조’ 등은 일정 기준만 되면 만점 처리돼 변별력이 없었다. 22점에 달하는 ‘금고업무 관리능력’ 등도 3개 금융기관간 격차가 없어 결국 대구은행의 장학금이 금고 선정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시는 금고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존 금융기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건을 평가 항목에서 제외시켜 신규 진입 장벽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구은행에 유리한 지역사회 기여도가 금고 선정을 크게 좌우했다.
포항시 황병한 경제산업국장은 “앞으로 시금고에 도전하는 은행들은 장기적인 유치 전략을 세워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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