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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에볼라 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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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베리아 에볼라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14.08.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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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종플루 이후 첫 '레벨1' 발동

나이지리아 첫 사망자 나와 초긴장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나이지리아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오고 사우디에서는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던 남성이 사망하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가운데, 6일 북부 런던 왕립 자유병원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한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환자 치료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나이지리아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오고 사우디에서는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던 남성이 사망하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가운데, 6일 북부 런던 왕립 자유병원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한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환자 치료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미국 보건 당국이 에볼라 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렸다. 주요 감염국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톰 프리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이지리아로 번지고 많은 이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에볼라 경보를 최고 단계인 ‘레벨1’으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미 보건당국의 이런 조치는 2009년 신종플루 발생 이후 처음이다. CDC의 경보는 모두 6단계이며 가장 높은 수준인 ‘레벨 1’은 확산 방지를 위해 더 많은 보건인력과 물자를 투입한다는 의미라고 미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라이베리아의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병 확산을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설리프 대통령은 “국가의 존속을 위해 비상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시민의 권리 일부가 제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WHO 집계에 따르면 라이베리아에서는 지난 4일까지 에볼라 발병 516명이며 이중 282명이 숨졌다. 앞서 시에라리온은 지난달 3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에라리온은 지금까지 691명의 에볼라 발병자가 나와 286명이 사망했다.

기니 수도 코나크리의 거리에서 6일(현지시간) 길가던 남자(가운데)가 쓰러지자 출동한 경찰들이 주변에 둘러서서 지켜보고만 있다. 행인들도 쓰러진 남자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접근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니 수도 코나크리의 거리에서 6일(현지시간) 길가던 남자(가운데)가 쓰러지자 출동한 경찰들이 주변에 둘러서서 지켜보고만 있다. 행인들도 쓰러진 남자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접근을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는 가운데 6일(현지시간)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거리에서 두 남녀가 에볼라 예방정보 등을 담은 널판지와 확성기를 들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이날까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는 932명에 이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는 가운데 6일(현지시간)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거리에서 두 남녀가 에볼라 예방정보 등을 담은 널판지와 확성기를 들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이날까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는 932명에 이르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최대인 1억7,000만 인구의 나이지리아에서 발병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도 우려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날 자국인 에볼라 사망자가 처음 나왔다. 숨진 사람은 지난달 나이지리아 라고스공항에 내린 뒤 격리 치료를 받다 숨진 라이베리아 관리를 치료하던 간호사다. WHO 집계로 지난 4일 현재 나이지리아의 에볼라 환자는 숨진 간호사까지 포함해 모두 9명이며 이중 7명이 의심, 2명이 추정환자다.

한편 WHO는 에볼라를 치료할 수 있는 실험 단계 치료제를 사용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 초 의료 윤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에볼라를 퇴치할 수 있는 등록된 치료약이나 백신은 현재 없는 상태이지만 일부 실험단계의 치료제들이 개발 중이며 일부 치료제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아프리카에서 의료활동을 펴다 감염된 미국인 두 명이 ‘지맵(Zmapp)’이라는 실험 단계의 치료제로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용 요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WHO는 이들의 병세가 호전된 것인지 검증되지 않았지만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나타난 약품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지, 또 설령 사용한다 하더라도 극히 제한된 양의 치료제만 사용이 가능한 상태에서 누구에게 투약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 사무차장 마리 폴 키에니 박사는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는 에볼라가 창궐하면서 우리는 비정상적 상황에 놓여있다”며 “의료 윤리학자들에게 어떤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인지 권고해달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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