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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밀레의 스승

입력
2014.08.0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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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함께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화가 중 한 사람인 밀레에 대한 이야기다. 밀레에게 화가의 재능을 발견한 부친은 그를 동네의 화가에게 보내 미술수업을 받게 했다고 한다. 밀레가 최초로 그림을 배운 화가 ‘무쉘’이라는 사람인데, 출신을 알 수 없는 무명이었고 좀 괴팍한 성정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그는 신학교를 다닌 적이 있고 작은 산골에서 평범한 시골아낙과 결혼하고 방앗간 옆에 화실을 차렸다. 그는 농촌생활과 동물을 좋아해서 돼지와 정답게 머리를 맞댄 채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단다. 그는 교구의 신부님들에게 제단화를 그려 무상으로 기증했고 계몽사상을 받아들였으며 기독교와 자유사상, 가톨릭을 차례대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런 걸 보면 그가 사랑하고 지적 호기심이 있었던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위선적인 사제와 신부님들을 조롱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고해를 부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단적 사유나 행동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사망할 때는 속죄의식도 치르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 괴팍하고 이상한 무명화가 무쉘은 밀레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만은 틀림없다. 무쉘이 밀레에게 가르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다만 이런 말만 했다고 한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여기 화실에서 네 마음대로 그려봐. 박물관 같은 데도 가보고.” 좋은 스승의 조건은 어쩌면 간섭하지 않는 것에 있는 건지도. 무쉘 같은 스승이 그립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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