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발생 당시 인도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버스 집단성폭행’ 사건을 연상케 하는 패션화보가 온라인에 등장해 인도 사회가 들끓고 있다.
20대 여대생이 2012년 12월 뉴델리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 도중 남성 6명에게 성폭행 당해 주요 신체부위에 중상을 입고 치료 도중 13일 만에 숨진 사건은 인도 전역에 성폭행 처벌강화 등을 요구하는 시위로 이어지며 성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문제의 화보는 한 여성 패션모델이 버스에서 남성 모델들과 여러 포즈를 취하는 장면으로 구성됐다. 한 장면에선 남성 모델 2명이 여성 모델을 더듬고 다른 장면에서는 남성 모델이 누워있는 여성 모델 위에 서 있다. 또 다른 장면에선 여성 모델이 두 남성 모델의 팔을 뿌리치고 있다.
인도 시민들은 화보의 내용이 당시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영화음악 감독인 비샬 다드라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역겹다”며 “사진작가가 이번 일로 처벌받게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영화배우 암리타 푸리는 “성폭행이 화보촬영을 위한 영감을 주지는 않는다”며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으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썼다.
화보를 촬영한 사진작가 라지 셰티에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자신의 화보가 강한 비난에 휩싸이자 화보를 내리고 다른 웹사이트로 모든 내용을 옮겼다. 셰티에는 “버스 성폭행 사건을 토대로 화보를 만든 게 아니다”며 “인도에서는 어떤 여성이든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화보를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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