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학년 딸 아이 공개 수업에 다녀왔는데 많이 속상합니다. 왜 잘 알고 있는 내용도 말로는 표현을 잘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A: 말하기가 잘 되지 않는 아이들은 먼저 다른 영역의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 듣고 질문의 요지를 파악한 다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발표를 주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발표할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한 경우에도 두려워 할 수 있습니다.
가족회의, 독후 활동, 영화 관람 후 소감 나누기 등 대화를 나눌 때 딱딱한 종이로 ‘커다란 물음표’와 ‘생각 풍선’을 크게 만들어 활용해 봅시다. 제일 먼저 질문할 사람이 물음표를 들고 답할 사람이 생각 풍선을 듭니다. 눈에 띄는 도구는 아이들이 즐겁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게 합니다.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 ‘대답하는 사람은 앞의 사람이 말한 내용을 정리해서 말한 후 자신의 생각을 발표한다’는 규칙을 추가합니다. 요약해서 말하다 보면 상대방의 말을 더 주의 깊게 듣게 되고, 중간에 논점을 벗어나 곁길로 빠지는 것도 방지해 줍니다. 또 어떤 사람이 발언을 많이 했는지 전체적인 대화의 흐름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익숙해지면 책 속의 주인공, 가족 구성원의 생각을 추론해 보는 생각 풍선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질문과 대답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의 의견을 들을 때 메모하고 자신이 말할 의견을 정리해서 말하는 과정을 갖게 합니다. 말하기 능력의 기초가 되는 듣기, 읽기, 쓰기 능력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말하기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발표를 주저하는 이유가 여러 사람 앞에 나서야 하는 부담감과 낯선 환경 때문이라면 발표할 수 있는 환경을 집 안에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회의를 할 때 악보 보면대, 작은 탁자, 발받침 등을 발표대와 연단 대신 활용해 봅시다. 이런 것들도 구하기 어렵다면 방석을 2개 겹쳐서 활용해도 좋습니다. 모두가 앉아서 발표하는 환경이 아니라 아이가 주목받는 환경에서 자주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험을 갖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발표 환경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집에서 발표할 때에도 바른 자세와 시선, 정확한 발음과 억양, 부드러운 표정을 의식적으로 연습하게 하고, 시작과 끝맺음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이렇게 하나씩 교정해 주면 자연스럽게 좋은 발표 자세를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최문영 비상교육 맘앤톡(www.momntalk.com)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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