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이 2004년 3월 발사한 무인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한 혜성(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의 궤도에 진입했다. 로제타는 10년 5개월 4일간 64억㎞를 비행한 끝에 목표 혜성의 궤도진입에 성공했다.
ESA 관제센터는 6일 로제타호가 목성과 가까운 궤도를 도는 혜성의 궤도에 진입해 100㎞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6시)께 지구와 4억500만㎞ 떨어진 혜성 궤도에 들어선 로제타는 시간당 5만5,000㎞ 속도로 비행하는 혜성을 1년 넘게 따라다니며 표면 상태와 중력장 등을 관찰한다.
로제타는 또 오는 11월 냉장고 크기의 100㎏짜리 탐사로봇 ‘필레’를 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내려 보낼 계획이다. 필레는 혜성 표면에서 6개월에 걸쳐 토양 표본 분석 등 혜성의 화학적 성분 실험을 하게 된다. 태양계가 형성된 약 46억년 전과 비교해 변한 게 없는 혜성을 조사하면 지구가 속한 우주환경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3억유로(약 1조8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된 로제타는 이미 2008년 9월 지구에서 약 3억6,000만㎞ 떨어진 지름 4.6㎞의 스타인스 소행성에 800㎞ 이내로 접근해 표면을 근접 촬영하며 원거리 혜성 탐사의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0년 7월에는 소행성 루테시아에 3,000㎞까지 접근해 찌그러진 감자 모양의 이 소행성이 두께가 최소 600㎞나 되는 두꺼운 파편 먼지 이불을 두르고 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후 로제타는 2011년 6월 혜성을 향해 날아가다 통신장치를 비롯해 기기 전원 대부분을 끄는 ‘동면’에 돌입했다. 햇빛이 잘 닿지 않는 먼 우주에 들어서면서 태양전지 발전도 어려워 혜성 근처에 도착하기 전까지 불필요한 동작을 멈추고 전원을 아낀 것이다. 로제타는 이후 올해 1월 2년 반 만에 눈을 떠 활동을 재개해 이번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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