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는 아무렇지 않게 보면서 한국 드라마에만 왜 엄격한가,
벌써 9~12회 촬영 중, 쪽대본에서 해방돼 행복해요"
로맨틱코미디를 표방했다. 그런데 달콤한 대사보다 티격태격 싸우는 장면이 더 많다.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목소리 높여 다투는 모습이 많아 로맨틱코미디란 장르가 무색할 정도다. 그래도 배우 조인성과 공효진의 로맨스가 슬슬 달아오르고 있다. 시청자의 눈길도 모아지고 있다. 6일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배우들을 만나 ‘괜찮아 사랑이야’의 제작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드라마의 매력을 살폈다.
솔직하고 화끈한 직설 화법
‘괜찮아 사랑이야’는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와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조인성)의 사랑이 줄기다. 등장 인물들은 스스럼 없이 연애를 논하고 사랑을 갈망한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섹스나 성기 등 성에 관련된 대사들이 첫 회부터 튀어나왔다. 대사가 선정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두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공효진은 “선정적이라는 건 과하다”며 “미국 드라마는 아무렇지 않게 보면서 왜 한국드라마에만 (엄격한) 잣대를 드리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연애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이 성인들에게 오히려 더 시원하고 짜릿한 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공효진은 MBC ‘파스타’(2010)와 ‘최고의 사랑’(2011), SBS ‘주군의 태양’(2013)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캔디형 여주인공을 연기했다. 그래서일까. ‘괜찮아 사랑이야’의 직설화법에 더 큰 점수를 주는 듯했다. 공효진은 “그간 드라마에서 남자의 사랑을 갈망하는 여자였는데 이젠 30대 여성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귀엽고 약하고 사랑스러운 척하는 여자가 아니라 직설적이고 까칠한 모습이 더 공감을 불러일으킬 듯하다”고 기대했다.
조인성도 맞장구를 쳤다. ‘괜찮아 사랑이야’가 코믹만 강조하거나 로맨스를 미화하지 않아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조인성은 “기존 로맨틱코미디와 달리 남녀가 싸우는 장면에서도 서로의 가치관이 드러나고 긴장이 흐른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지 말장난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연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제작 차별화가 연기 진정성으로
‘괜찮아 사랑이야’는 스타 작가 노희경씨가 집필하고 있다. 노씨는 얼마 전 16회 대본을 탈고했다. 6일 5회가 방영됐고 배우들은 9~12회 방송 분량을 촬영 중이다. ‘쪽대본’에 의지해 생방송이나 다름 없는 변칙 촬영을 하는 여느 드라마와는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괜찮아 사랑이야’가 영상미와 연기력이 돋보이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유기적인 호흡을 자랑했던 노씨와 김규태 PD의 조합도 배우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조인성은 “4회까지의 대본은 이미 올해 초에 받아 봤기 때문에 캐릭터를 분석할 시간이 많았다”며 “제작진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역할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와 연출자의 세밀한 배우 관찰력도 완성도를 높인다며 “극중 캐릭터에 부합하는 배우들을 섭외하는 능력도 제작진의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공효진도 “다른 드라마보다 더 빨리 준비하고 연습할 수 있어 배우들이 날개를 단 듯이 연기할 수 있다”며 “연기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줘 앞으로 다른 작품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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