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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까지 나선 '설국열차' 논란

입력
2014.08.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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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최근 출시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블루레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논란의 진원지는 인터넷 영화관련 동호회인 DVD프라임. 이 곳의 일부 이용자들이 최근 출시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블루레이가 해외에서 출시된 같은 작품의 블루레이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 삼은 부분은 두 가지다. 우선 어두운 부분, 특히 검은색 부분에서 마치 기름때가 낀 것처럼 번져 보이는 현상(벤딩)과 어두운 부분이 잘게 부서지는 현상(블록 노이즈)이 보인다는 것. 두 번째는 화면이 전체적으로 밝아서 검은색이 회색에 가깝게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이용자들은 제작이 잘못됐으니 전량 회수(리콜)해야 하다고 주장한다.

이용자들이 화질에 이의를 제기한 ‘설국열차’ 블루레이의 문제 부분을 순간 포착한 장면. 일반 LCD TV와 홈시어터용 DLP 프로젝터에서는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PC용 LCD 모니터에서는 검은 부분의 얼룩이 보인다.
이용자들이 화질에 이의를 제기한 ‘설국열차’ 블루레이의 문제 부분을 순간 포착한 장면. 일반 LCD TV와 홈시어터용 DLP 프로젝터에서는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PC용 LCD 모니터에서는 검은 부분의 얼룩이 보인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봉준호 감독이 직접 나섰다. 그는 DVD프라임의 관련 게시판인 블루레이 이야기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봉 감독은 “소장 기기로 다시 설국열차 블루레이를 감상한 결과 별 문제가 없었다”며 “어두운 부분의 세밀한 표현(암부 디테일)을 강조하기 위해 블랙 부분을 약간 밝게 했지만 뿌옇게 둥둥 뜰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봉 감독은 “이용자들의 문제 제기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6일 봉 감독과 제작사인 CJ E&M, 블루레이 유통을 맡은 아트서비스 관계자들이 모여 화질 점검을 다시 했다.

점검 결과 참석자들은 리콜을 논의할 만큼 제품의 결함은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참석자는 “기술적인 결함이 아닌 보는 사람의 취향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청 환경과 기기, 감상자의 화질 선호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봉 감독이 집에서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DLP프로젝터인 800B로 시험해 본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소니의 46인치 LCD TV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LG전자의 LCD 모니터에서는 진한 검정이 약간 밝게 표현됐고, 벤딩과 블록노이즈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국내 영상기기 전문가인 김한규 GLV 대표는 “고급 기기에서 노이즈 감소 기능 등이 작동했다면 문제점이 덜 보일 수 있다”며 “해당 기능을 껐을 때 동일한 문제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랙의 표현에 대해서도 그는 “삼관식 프로젝터나 브라운관 TV는 완전한 블랙을 보여주지만 LCD는 기기 특성상 브라운관이나 DLP 프로젝터보다 블랙이 약간 뜨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날 점검장의 분위기는 ‘리콜 대상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 다수였다. 한 참석자는 “블루레이 타이틀 출시 전에 봉 감독이 참여해 충분히 사전 검수를 했고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이날도 봉 감독 의견에 따라 다시 모여 이용자들이 문제 제기한 부분을 살펴 봤지만 문제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참석자들 의견”이라고 전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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