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5일 네덜란드로 떠났다. 한국 대표팀의 새 감독 협상 1순위로 결정된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다. 네덜란드 현지 언론들도 대한축구협회와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협상에 돌입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새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한 8가지 조건을 내놓았고, 이 기준에 가장 적합한 후보로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지목됐다. 기술위가 제시한 조건 중 대륙별 선수권대회, 월드컵 예선 경험,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의 성적, 클럽팀 지도 경력, 교육자로서의 자질, 나이, 즉시 계약 가능자 등 대부분의 기준을 갖춘 후보였다. (▶관련기사 보기)
우선 월드컵을 조별예선부터 본선 무대까지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2008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은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을 통과시킨 뒤 본선에서도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2012 유로 대회를 통해 대륙별 선수권대회를 치렀다.
클럽 지도자 경험도 충분하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기 전 페예노르트(네덜란드), 도르트문트(독일)등 굵직한 클럽팀 감독도 맡아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폐예노르트 감독 시절 송종국과 이천수를 지도한 경험이 있어 한국선수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영어 구사 능력과 연령(62세) 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고, 현재 맡고 있는 팀도 없어 즉시 계약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로 2012 이후의 발자취를 보면 우려의 시선도 지울 수 없다. 유로 2012에서 허약한 조직력을 노출하며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쓰디 쓴 실패를 맛본 뒤 사퇴했고,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지휘봉을 잡았지만 올해 초 ‘5경기 연속 3골 허용 참패’로 불명예 퇴진했다. 함부르크는 사상 첫 강등 위기에 몰리자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경질했다. 한 마디로 지난 5~6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하지만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대한축구협회 입장에서는 그의 실패 역시 큰 자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명예회복이 절실한 판마르베이크에게도 2014 브라질월드컵 무대에서 큰 실패를 맛본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이란 자리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두 협상자의 테이블에서 ‘윈-윈 효과’가 나올 수 있을지 세계 축구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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