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저가 사양 속속 출시, 동생폰ㆍ가족폰 등 다양한 변신
현대ㆍ기아차 지역별ㆍ기능별로 세분, 18개 해외 시장용 라인업 구축
LG전자는 지난달 말 중저가 스마트폰 ‘G3 비트(Beat)’를 내놓았다. 5월 말 출시하자마자 ‘하루 1만대 개통’과 함께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G3’와 겉모습은 똑같고 카메라화소, 배터리 용량 등 일부 사양을 낮춰 40% 이상 저렴한 ‘동생폰’을 두 달 만에 출시한 것. LG전자 관계자는 “보통 프리미엄제품이 나오고 6개월 이상 시차를 두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앞당겼다”며 “갈수록 중저가 스마트폰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라인업을 빨리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국내 고객만을 위한 신차(프로젝트 이름 AG)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 크기의 새로운 차종으로 국내 시장서 강세를 보이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견제하려는 ‘집토끼 지키기’ 용 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동안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다 보니 디자인, 기능 등이 해외 고객 취향에 맞춰졌던 측면이 있다”며 “전통의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을 선호하는 홈 팬들을 위한 차를 라인업에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기능별 ‘맞춤형 제품’을 통해 라인업을 늘리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최근 전자업계는 프리미엄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동생폰’ ‘사촌폰’이라 불리는 파생상품을 내놓거나 얼음정수기냉장고, 제습기에어컨 등 두 가지 이상 기능을 지닌 ‘돌연변이’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또 자동차 업계는 지역 맞춤형 전략 차종 생산 숫자를 늘리고 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이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제품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최근 소비를 주도하는 밀레니엄세대, 모바일세대라 불리는 M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개성을 중요시한다”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가격, 디자인, 성능 등 제품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 취향이나 요구사항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아차,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국시장을 겨냥해 세단 K4,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를 각각 내놓는다. 크고 화려한 차를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차체를 키우거나 라이트, 라디에이터를 다른 차보다 크게 만들고 디자인을 화려하게 꾸몄다. 현대ㆍ기아차는 2007년 소형차 i10(인도), i30ㆍ씨드(유럽)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차종 생산에 속도를 높여 왔다. 그 결과 현재 중국 6개(위에둥 랑동 베르나 밍투 K2 K3), 유럽 6개(i10 i20 i30 ix20 씨드벤가) 인도 4개(i10 i20 이온 그랜드i10) 브라질 1개(HB20) 러시아 1개(쏠라리스) 등 18개의 해외 시장용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이항구 박사는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 비용,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표 차종 몇 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신흥시장의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해 고전했다”며 “반면 현대기아차는 2008년 위에둥을 시작으로 경쟁 업체보다 먼저 현지 맞춤형 차종을 공격적으로 내놓았고 중국 시장에서 선전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갤럭시S4를 내고 갤럭시S4 LTE-A(6월), 미니(8월, 중저가폰), 줌(10월, 카메라기능강화), 액티브(12월, 아웃도어용) 등 다양한 가족폰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홀로 수익 창출을 이끌었던 프리미엄스마트폰은 이제 ‘얼굴마담’ 역할을 맡고, 대신 실제 고객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은 중저가폰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중저가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라인업 확대 움직임은 더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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