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거래량 작년보다 16% 늘어
주택시장에서 외면 받아온 대형 아파트가 다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5년간 공급이 크게 줄어 희소성이 커진 데다 중소형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서 대형과의 가격차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용 85㎡ 초과에 해당되는 대형 입주물량은 2만8,008가구로 2010년(10만705가구)에 비해 3분의1 이상 감소했다. 반면 전용 85㎡ 이하인 중소형은 올해 17만6,020가구 입주 예정으로 대형의 6배에 이른다.
대형 아파트의 공급이 급감하면서 거래는 활기를 띠고 미분양은 줄어드는 추세다. 온나라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5만2,691가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6.5% 늘었다. 올 2분기 미분양 물량은 대형아파트가 1만9,846가구로 1분기 대비 5.8% 감소한 반면 중소형 미분양 물량은 3만411가구로 1분기보다 12.2% 늘었다.
최근에는 신규 분양시장에서 대형 가구가 먼저 계약이 완료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포시에서 분양 중인 한강센트럴자이의 경우 전용 100㎡ 주택형이 최근 100% 계약을 마친 반면 전용 70㎡, 85㎡형은 미분양이 많이 남은 상태다. 5월 분양한 하남 미사강변도시 더샵 리버포레도 112㎡, 98㎡ 등 대형이 먼저 마감됐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는 가격차이가 줄어든 점이 꼽힌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용 85㎡ 이하 평균 매매가격은 4억1,496만원, 85㎡ 초과는 8억6,826만원으로 3년 전보다 격차가 1억3,441만원 감소했다. 중소형은 소폭 감소에 그친 반면 대형은 1억원 이상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대형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할인이나 금융혜택 등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대출금리 인하, 주택 관련 대출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대형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은 “육아나 경제문제로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등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반면 공급 물량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대형 아파트에 대한 역발상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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