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실험에서는 이미 효능 美정부, 내년 7월 상용화 검토
세계은행은 2억弗 긴급 지원키로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병의 확산 기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두 명에게 투여된 실험용 치료제(지맵ㆍZMapp)가 효과를 내면서, 지구촌 전체를 휩쌌던 막연한 공포는 옅어지는 모습이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두 번째 감염사례가 확인된 데 이어 바이러스 감염 사망자와 전체 감염 환자도 각각 887명과 1,603명으로 집계됐다. 시에라리온 등 에볼라 발병국은 군부대를 투입하는 등 에볼라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국가 근간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힘을 모아 싸우자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라이베리아도 경찰와 군부대 등을 투입, 에볼라 발생 마을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주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두 번째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오니예부치 추쿠 나이지리아 보건장관은 지난달 25일 에볼라 감염으로 사망한 라이베이라 재무부 관리의 치료하던 의사도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 의사와 함께 치료를 도왔던 나머지 3명도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도 최근 서아프리카를 방문한 미국인 남성 한 명이 고열과 위장 질환 등 의심증상을 호소한 뒤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정밀 검사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한편 라이베리아에서 구호활동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와 낸시 라이트볼은 긴급 투여된 비공인 치료제‘지맵’이 효과를 발휘,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단일클론항체들을 혼합해 만든 일종의 ‘칵테일 치료제’인 지맵은 원숭이 실험에서 효능을 보였지만 인간에 대한 임상시험은 이뤄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자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서둘러 약물을 주입했다. 미국 정부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9월부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내년 7월께 백신을 시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공조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3개국에 2억달러(2,066억원)를 긴급 지원키로 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타격을 받은 세 나라와 이에 대응하는 국제기구를 돕고자 장비와 전문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 대학 위생ㆍ열대의학대학원의 크리스 위티 박사는 “에볼라 바이러스 출현의 발원지인 기니에서 최악 고비를 넘기고 환자 발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사태가 곧 수그러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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