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어렸을 때 선생님 중에는 안경을 끼는 분이 참 많았다. 특히, 50, 60대쯤 되는 나이 지긋한 선생님은 수업시간만 되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안경을 꺼내 쓰곤 했다. 그때는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선생님들은 책을 많이 봐서 눈이 나쁜가 보다”고 얘기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노안의 ‘노(老)’자도 모르고 한 소리였다. 평소에 안경을 안 쓰다가 수업시간에만 챙겨 쓰는 중년의 선생님들은 애초에 눈이 나빴던 게 아니라, ‘노안’이 찾아와 교탁이나 칠판거리의 글씨가 제대로 안보여 ‘돋보기’를 썼던 것이다.
실제, 필자의 환자들 중에도 교직에 있는 분들이 많은데, 노안 때문에 수업교재 글씨가 잘 안 보여 애를 먹거나 시험지나 가정통신문을 만들 때 모니터 속 글씨를 제대로 분간하기 어렵다고 불편을 호소한다. 돋보기를 끼면 그나마 낫지만 겨울엔 김이 서려, 여름엔 땀이 맺혀 여간 거추장스러울 수 없단다.
노안에 대한 부담감은 나이가 적을 수록,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록 더 심하다. 노안은 노화로 인해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떨어져 가까운 거리의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증상으로 시기의 차이일 뿐 누구나 겪는 문제다. 보통 45세 즈음 생기지만, 최근에는 눈을 혹사시키는 스마트폰이나 PC 등 전자기기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40대 초반에도 조기노안이 시작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4,50대 젊은 나이에 글씨가 잘 안보이면 당장 업무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느낀다. 사회적으로 아직 젊은 나이라 돋보기에 대한 부담감도 더 클 수 밖에 없다.
안보이고, 찡그리고, 피곤하며 심하면 어지럽고 두통까지 동반할 수 있는 노안. 한 때는 노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선생님들이나 회사원 등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중년층은 노안이 오면 오로지 두꺼운 돋보기에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수술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수술로 노안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특수렌즈 노안수술’은 노안은 물론, 수정체 혼탁으로 발생하는 백내장까지 함께 치료가 가능해 중, 장년층 사이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특수렌즈 노안수술은 노화된 수정체를 새 수정체로 갈아 끼우는 원리다. 점안마취 후 2.2㎜ 미세절개 창을 통해 수술이 이뤄져 출혈이나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회복이 빨라 대부분 수술 다음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에 사용되는 특수렌즈는 인체와 유사한 재질로 돼 있어 심장스탠트나 인공관절 같이 인체 친화적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인과 유럽 CE마크 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 첨단 광학기술을 적용해 빛이 어디에서 오든지 망막에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게 설계 됐다. 수술 후 먼 거리, 중간거리, 가까운 거리 모두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애초에 시력이 나빴던 사람들은 시력교정 효과까지 볼 수 있는 것이다.
노안과 백내장을 해결하고, 시력교정효과까지 볼 수 있는 1석3조의 수술, ‘특수렌즈 노안수술’. 하지만 수술이 주는 최상의 효과를 모두 누리기 위해서는 분명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망막출혈이 심하거나 중증의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시신경위축이 있는 경우는 수술 받을 수 없고, 환자마다 노안유형이 다르므로 근시성 노안인지, 원시성 노안인지 혹은 정시성 노안인지 정확히 판단한 후 특수렌즈 도수를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정밀검사를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 또 수술 후에는 빛 번짐 현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노화된 눈을 수술하는 것은 매우 정교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수술을 집도하는 전문의의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지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다.
덥고 습하고 답답한 여름, 눈의 피로 촉진하는 맥주 대신 밥상 위 시원한 열무김치로 더위를 달래보자. 여름 별미 열무는 비타민 C와 비타민 A를 보충할 수 있어 눈 건강에 그만이다. 눈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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