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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요우커 다 뺏길라, 긴장하는 면세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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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요우커 다 뺏길라, 긴장하는 면세점들

입력
2014.08.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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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난에 세계 최대 규모 조성 日, 면세점 1만개로 확대 계획

한국 면세점, 규제 심해 국내 확장은 쉽지 않아 "대기업·중기 동반 진출 등 숨통을"

국내 면세 시장 규모는 세계 1위다. 면세 업계 순위에서도 롯데면세점이 세계 4위, 신라면세점이 7위로 10위권 내에만 2개의 업체가 올라와 있다. 하지만 국내 면세점업계는 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초긴장 상태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는 정부가 나서 면세점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대기업 면세점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면세 시장은 6조8,325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했다. 매년 10% 안팎으로 성장해왔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면세점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전세계 면세 시장 국가별 점유율에서도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중국이 최근 3년간 평균 60%씩 성장하며 무서운 기세로 국내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중 하이난(海南)성의 공항 면세점인‘하이커우’(海口)를 3,650㎥를 4,880㎥로, 시내 면세점인‘싼야’(三亞)를 1만㎥에서 6만㎥로 확장해 세계 최대면세점으로 조성한다.

중국은 2011년부터 하이난 관광객에게는 면세 혜택을 주는 구매한도를 기존 5,000위안(약 84만원)에서 8,000위안(약 134만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리다오(離島) 면세’정책을 펴면서 지난 3년간 84억위안(약 1조3,79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해외로 쇼핑을 나가는 자국민을 붙잡겠다는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상하이(上海)도 올해 안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정 상점에서 면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바오산(寶山) 과 홍코우(虹口)에 있는 2개의 크루즈 터미널 도착지에 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중국이 이처럼 자국 쇼핑객 잡기에 나서면서 중국인 매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 면세점들은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이 45%로 내국인 35%를 넘어섰고, 외국인 비중 가운데서도 중국인은 70%를 차지하며 2012년부터 일본인을 앞지르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라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70%, 이 가운데 80% 정도가 중국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도 최근 면세점 강화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면세점들과 경쟁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까지 현재 1,000만명 수준인 방일 외국인 수를 2,000만명으로 늘리겠다며 그 방안 가운데 하나로 현재 5,777개의 면세점을 1만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만도 올 5월 중국 본토와 가까워 군사보호 지역이었던 진먼(金門)섬을 개발 면세점 ‘에버리치’를 열고 중국인 쇼핑객을 유혹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샌즈그룹, 갤럭시그룹 등과 대규모 쇼핑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글로벌 면세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가운데 국내 면세점들은 국내에서 확장조차 맘대로 하기 어려워 해외투자를 알아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기업 면세점은 총 점포 수의 60%이상을 할당 받을 수 없고, 중소·중견기업은 20%를 할당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국회에는 대기업 면세점 제한 기준을 점포수가 아니라 면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면적기준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50% ▦중소기업 30% ▦관광공사와 지방공기업에 20%로 각각 면세점을 할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국내 중소 중견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에 대해서만 주류와 담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황.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 자체가 브랜드 유치, 인테리어, 시설 등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이라 중소기업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 면세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동반진출 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 면세점 보다 중소기업과 제조업체에 유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면세 사업자들이 수입 고가 브랜드에 의존하지 말고 경쟁력 있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취급해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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