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자신이 대주주인 저축은행에 불법 대출을 지시한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재판에 넘겨진 전일저축은행 대주주 은인표(56)씨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수 많은 서민 피해자를 양산했던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저축은행 주요 경영진 중 은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형이 확정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4일 법원 등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위현석)의 심리로 지난달 열린 은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9월 5일 예정이다.
은씨는 연예기획사를 우회상장하면서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앞세워 전일저축은행에서 170억여원을 부실대출 받게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지난해 3월 기소됐으며 9월에는 저축은행 불법 대출 혐의가 추가됐다.
이와는 별개로 은씨는 2011년 11월 300억원대 불법대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이 선고됐으며,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가 기소된 사건의 1심 선고가 내려지면 2심에서 사건을 병합해 선고를 하기 위해 선고를 늦춰왔다.
은씨가 저축은행 비리 책임자 중 유일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도 재판 지연 이유로 작용해왔다. 그 사이 다른 저축은행 경영진들은 모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는 지난 4월 징역 5년을 선고했고,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전 회장(징역 12년), 유동천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징역 8년), 신현규 전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징역 8년), 윤현수 전 한국저축은행 회장(징역 5년)도 모두 대법원에서 중형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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