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군산 앞바다에서 소멸한 태풍 ‘나크리(NAKRI)’보다 더 강한 ‘할롱(HALONG)’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할롱의 영향으로 9~10일 제주와 남부지방, 강원 영동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8일 오후 제주 남쪽 먼바다, 9~10일에는 남부 지방과 강원 영동이 제11호 태풍 할롱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상의 차갑고 습한 공기가 태풍과 만나면서 강원 영동에는 특히 많은 비가 예상된다”면서 “태풍 경로가 유동적인 만큼 향후 예보를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할롱은 지난달 29일 낮 12시쯤 미국 괌 동남동쪽 390㎞ 해상에서 발생, 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1,070㎞까지 접근했다. 최대 초속 51m에 달하는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나크리(초속 21m)보다 강하다. 풍속이 초속 40m를 넘으면 사람은 물론 달리는 차도 뒤집는 위력을 가진다.
그러나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할롱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우리나라는 태풍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위험반원(태풍 진로를 중심축으로 오른쪽)에는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크리로 피해를 입은 제주, 전남 등은 위험반원에 들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본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나크리의 영향으로 10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것으로 공식 집계했다. 전남 완도 양식장에서 김모(41)씨가 강풍에 닫힌 출입문에 머리를 다쳐 숨졌다. 경북 영덕의 캠핑장 조경수가 쓰러져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경북 청도에서는 다리를 건너던 승용차가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일가족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설피해도 속출했다. 제주와 전남 지역 주택 27동이 파손되거나 침수됐고 어선 6척이 유실됐다. 남해 금산사의 축대 일부가 유실되고 해남 지역 비닐하우스 10동이 바람에 날아갔다. 전남 지역에서는 농경지 3,348㏊가 침수됐고, 과수원 낙과 피해가 434.7㏊에 걸쳐 발생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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