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아닌 혈액·체액 접촉 시 감염, 전염 땐 치사율 25%~90% 달해
증상은 발열·오한·복통·설사… 백신·치료제는 아직 개발 안 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25~90%에 달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아직 백신과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올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에볼라 출혈열로 인한 사망자는 826명에 달한다. 우리 정부도 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 회의를 여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골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대책을 문답풀이로 정리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염되나.
“에볼라 출혈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동물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에볼라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만졌을 때 전염된다는 의미다. 동물 중에선 특히 고릴라, 침팬지, 과일박쥐 등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긴다고 알려져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독감처럼 공기로 전염되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전염성이 비교적 떨어진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는 감염이 이뤄지지 않으며, 감염환자는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따라서 2009년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처럼 대유행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에볼라 출혈열 증상은.
“바이러스 잠복기인 2~21일간은 아무 증상이 없다. 잠복기가 지나면 갑작스런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이 나타나고 구토,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계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전신에 출혈이 나타나면서 면역체가 파괴되고 7~10일 사이에 쇼크나 혼수상태, 출혈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왜 갑자기 창궐하게 됐나.
“에볼라 바이러스는 알려진 대로 신종 바이러스가 아니다. 1976년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가봉, 코트디부아르, 수단, 우간다 등 6개국에서 24차례 발생했다. 2012년까지 총 2,387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700명 이상 한꺼번에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서아프리카 중에서도 최빈국에 해당하는 3개 발생 국가(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공중 보건 체계가 유독 취약한데다, 해당 지역에선 장례를 치를 때 조문객이 시체를 만지고 입을 맞추는 등 독특한 장례문화가 있어 대유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예방법은 없나.
“그동안 에볼라 출혈열이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만 퍼져 백신 개발이 더딘 상태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백신연구센터 연구팀이 다음달 중 임상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대 열대의학연구소 연구팀도 백신을 개발 중이다. 국민들은 가급적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된 에볼라 발생국가의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방문할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나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정부 대책은.
“에볼라 발생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해당 입국자의 관할 주소지 보건소에서 최대 잠복기인 21일 동안 매일 추적조사 하고 있다. 4일 현재 추적조사 대상 21명 중 13명이 ‘증상 없음’으로 확인됐고, 8명은 잠복기가 끝날 때까지 추적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에볼라 의심환자가 비행기에 탑승하면 의심환자와 거리순으로 가깝게 앉은 26명을 잠복기 동안 추적조사 하도록 돼 있다. 의심환자가 바이러스 양성으로 판명되면 항공기 탑승객 전원을 추적조사한다. 다만 아직까지 의심환자가 국내 입국한 바 없다.
정부는 또 에볼라 발생국가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 서아프리카에 의료진과 중앙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교민들의 에볼라 감염 의심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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