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첫 정년퇴직 인사가 임원에
자문역에서 정년퇴직, 그리고 부총재보로.
한국은행 신임 부총재보에 4일 이흥모(사진) 전 자문역이 선임됐다. 정년퇴직 후 한 달 만이다. 그야말로 화려한 부활이다.
정책기획국 수석부국장, 금융시장국장, 발권국장 등을 거치며 잘 나가던 ‘정통 한은맨’이던 이 신임 부총재보는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이던 2012년 2월 조직개혁이란 이름으로 단행된 대대적 인사에서 자문역으로 발령 났다. 빈 방 하나만 덜렁 주어졌을 뿐, 명패도 없었고 역할도 없는 자리였다. 이른바 ‘김중수 식 인사’의 최대 희생양 중 한 명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를 2년여. 지난 4월 이주열 총재가 바통을 넘겨 받으면서 그의 중용이 점쳐졌다. 이 총재는 그에게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 팀장, 경영개선TF 총괄팀장 자리를 차례로 맡겼다.
하지만 문제는 1956년생인 그의 정년(6월말)까지 그가 옮길 수 있는 자리가 마땅히 없었다는 점. 다행히도 그가 정년퇴직 후 부총재보 1자리가 비었고, 한은 역사 상 처음으로 정년 퇴임한 인사가 임원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한은 관계자는 “2년여간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다 화려하게 부활한 케이스“라며 “이제 신ㆍ구 임원들의 조화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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