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이순신' '칼의 노래' 재출간
김정현 '안중근, 아베를 쏘다' 등, 광복절 앞두고 소설ㆍ역사서 봇물
영화 '명량' 돌풍에 출판 당기기도
광복절을 앞두고 항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각종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력함과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우경화 움직임이 과거 영웅들에 대한 향수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 항거했던 민족영웅들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물은 단연 이순신이다.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됐던 김탁환의 ‘불멸의 이순신’(민음사)이 16년 만에 재출간됐고, 일인칭 시점으로 이순신의 인간적인 내면을 그린 소설가 김훈의 ‘칼의 노래’(문학동네)도 다시 나왔다. 명량해전을 다룬 박은우 작가의 소설 ‘명량’과 이순신 암살 시도를 그린 ‘전쟁의 늪’을 펴낸 출판사 고즈넉은 내용을 약간 손 봐 책을 다시 펴냈다. 이는 소설 바깥으로도 이어져 난중일기를 완역한 ‘증보 교감완역 난중일기’(여해), 역사서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일상이상), 이순신 승리의 비결을 분석한 ‘불패의 리더, 이순신’(하늘재) 등이 연달아 출간됐다.
이순신 열풍에 불을 지핀 또 다른 요인은 최민식?류승룡 주연의 영화 ‘명량’의 흥행이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명량’은 역대 최단 기간에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출판사 21세기북스는 영화 시나리오를 소설로 엮은 ‘명량’(김호경 저)을 출간하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할 경우 영화 티켓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즈넉 측은 “명량해전은 12척의 배로 왜군 함대 수백 척을 무찌른 기적 같은 전투”라며 “그 불가해함과 짜릿한 승리의 기록이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소설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설 ‘아버지’의 작가 김정현은 ‘안중근, 아베를 쏘다’(열림원)라는 신작을 통해 안중근 의사를 되살려냈다. 사실과 허구가 반씩 섞인 이 소설에서 안중근은 100여 년 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역에서 현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배에 세 발의 총알을 박아 넣는다. 작가는 아베의 사죄로 소설을 마무리 지으며 ‘반성하지 않는 나라’ 일본의 사과를 가상으로나마 받아낸다. 4일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작가는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한 10월 26일에 책을 출간할 예정이었으나 광복절 전후로 내는 것이 좋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에 따라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작고한 소설가 류주현의 ‘조선총독부’(나남)도 21년 만에 재출간됐다. 1964년부터 3년 간 월간 신동아에 연재됐던 이 소설은 당시 박정희 정권의 한일협정 시도와 맞물리며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소설은 1900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총독부의 횡포와 친일파들의 비열한 행태 속에서 치열하게 투쟁했던 독립투사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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