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방, 도로반대 민원 덕분에 돈 벌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방, 도로반대 민원 덕분에 돈 벌었다?

입력
2014.08.04 15:18
0 0

포항고 덕분에 25억 절감한 우방

“금융비용 등 손해 더 커” 항변

경북 포항시에서 아파트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우방이 사업부지 인근 학교와 다른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 덕분에 도로개설비용을 아끼게 됐다.

4일 포항시와 지역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방㈜은 계열사인 하이플러스카드사㈜를 시행사로 내세워 지난해 5월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에 아파트 370여 가구를 짓겠다며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1991년 사업부지 뒤로 계획한 너비 8m, 길이 423m의 도시계획도로 개설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아파트사업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포항시가 도시계획만 하고 예산부족으로 20년 넘게 방치할 수밖에 없었던 도시계획도로를 해결키로 한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해당 도로 개설비용이 부지매입비와 공사비 등 30억원 정도 들 것으로 추산했다.

결과적으로 우방은 문제의 도로를 내지 않아도 되게 됐다. 도로 편입 부지의 30% 가량 소유한 포항고가 “도로 개설부지가 교실과 인접하고 지대가 높아 소음 분진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학교발전기금 기부 등 온갖 제안에도 학교측은 되레 ‘도시계획도로 지정 해제’를 요구하며 요지부동이었다.

도로개설을 아파트사업의 일부분으로 한 당초 사업승인 대신 분리하는 ‘묘수’도 무산됐다. 도로개설을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하면 부지 강제수용이 가능하지만, 이마저 학부모 동창회까지 동원한 포항고의 반대로 실현불가능해졌다. 포항지역 파워집단인 포항고 동문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은 포항시가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로 사업승인조건을 수정했고, 이는 당초 조건인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포항시 관계자는 “423m 중 아파트 진출입로와 연결된 100여m 정도는 합의가 돼 가능하겠지만 나머지 구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방은 25억원 가량 아끼게 된 셈이다.

하지만 우방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울상이다. 골칫거리는 해결했지만, 사업지연으로 금융비용과 각종 기회비용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우방관계자는 “학산동 사업 한 달 금융비용만 8억원 정도로, 계획보다 20개월 가량 지연돼 손해가 막심하다”며 “도로개설이 불가능해지면 건축 가구수도 40가구 정도 줄여야 해 손실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