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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수리, 정체된 조선업의 ‘효자’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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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수리, 정체된 조선업의 ‘효자’ 될 수 있다

입력
2014.08.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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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수요와 안정된 시장, 고급 기술과 항만 갖춘 우리에게 적합

세계시장 포화와 중국 업체의 맹추격으로 정체된 우리 조선산업이 선박수리(Ship Repair) 로 활로를 뚫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4일 '한국무역 포트폴리오 다양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세계 선박수리 시장규모가 2010년 기준 2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우리나라에는 수리 도크(Dock)가 없고 접안 수리부두도 없어 엄청난 잠재력을 포기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수리조선소는 224개가 있고, 이중 항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아시아지역에 114개가 포진했다. 아시아 국가별로는 중국이 44개(19.6%)로 가장 많고, 다음이 일본으로 23개(10.3%)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수리조선소들을 통해 중국은 연간 80억~9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싱가포르의 선박수리 매출도 2000년대 이후 연평균 7.7%씩 고성장하며 연간 약 4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반면 국내에는 80여 개의 선박수리 조선소가 있지만 대부분 영세하다. 1만∼3만톤급 중형 선박 수리가 가능한 조선소는 전남 여수시의 여수해양, 목포시의 대불조선과 CC조선 등 4개에 불과하다. 3만톤급 이상 대형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업체는 부산ㆍ광양항권의 오리엔트조선이 유일하다.

보고서는 우리가 조선산업의 한 부문으로만 인식해 온 선박수리를 해외에서는 생산유발과 고용효과가 크고 IT산업, 관광산업 등과 연계를 통한 경제적 확장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라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박 공급 과잉으로 선복량(船腹量ㆍ선박 총 적재량)이 해상 물동량을 초과한 상황이라 신규 선박 공급보다는 선박수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의 선박 중 선령이 20년 이상된 노후 선박 비중이 지난해 43%나 되는 것도 장기적인 수요를 뒷받침한다.

조상현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2년 6개월에 한번씩 받아야 하는 선박검사와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 여러 조치들도 선박수리 수요의 증가 요인”이라며 “우리는 세계 1위의 조선산업과 세계 5위 컨테이너항을 가져 선박수리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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