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청소년의 자살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승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유진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청소년들의 주말 보충수면시간과 자살시도, 자해 빈도와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에는 인천지역 중고교생 4,145명이 참여해 주중 수면시간 등 자가보고형 수면설문지, 최근 1년간 자해ㆍ자살시도 여부, 자살 생각 척도, 우울증상 유무와 증상 심각성 정도를 평가하려고 만든 자기 보고형 척도인 벡우울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과 성적 등을 설문했다.
조사대상자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주말 수면시간은 8시간 51분 정도로 평균 1시간 50분을 보충 수면했다. 여학생의 경우 보충수면시간이 2시간 정도 남학생은 1시간 30분 정도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주말 보충 수면시간이 30분 정도 많았다.
자살에 대한 생각은 주말 보충수면시간, 우울지수, 학원에 있는 시간과 각기 연관성을 보였다. 즉 주말 보충수면시간이 길고, 우울지수가 높고, 학원에 있는 시간이 길수록 자살생각이 심했으며, 실제 최근 1년간 자살시도와 자해의 빈도가 높았다.
주말 보충수면시간은 주말 수면시간에서 주중 수면시간을 뺀 시간을 의미한다. 주중에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주말에 늦잠이나 낮잠을 자는데 보충수면시간이 길수록 주중 수면시간이 부족함을 나타낸다.
그 결과, 청소년의 부족한 수면시간이 자살시도 및 자해와 연관되며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평균 수면시간인 7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하는 응답자들은 연령이 높고(고학년), 여성이 많았으며, 7시간 이상 수면 대상자보다 우울지수와 자살사고점수가 높았다.
강 교수는 “청소년은 수면부족, 정서불안, 학업스트레스, 충동적 성향 때문에 자해나 자살시도에 취약하다”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고, 학업 압박으로 청소년 수면시간이 매우 부족한 나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적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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