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워싱턴에서 개막된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에볼라 바이러스 비상이 걸렸다.
이번 정상회의는 미국의 역대 아프리카 지도자 초청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49개 참가국 정상 및 대표단과 수행원 수백 명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역 출신은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볼라가 대서양을 건널 수 있다는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참석자들이 백악관, 연방의회, 국무부, 세계은행 등을 방문키로 해 자칫 미국 심장부가 타격 받을 수도 있다. 의회전문지 힐은 미 정부가 정상회의보다 에볼라 뉴스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사전조치를 하고 있다며 두 가지 대책을 소개했다. 미국 입국 전 참가자들을 철저한 검역하고, 입국 이후에는 미국을 떠날 때까지 계속 건강상태를 추적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에볼라 발병 위험 지역의 참석자들은 자국 출국 때와 미국 입국 때 두 차례 에볼라 감염 검사를 받아야 했다. 또한 참석자 모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이 외부치료를 받을 경우 즉각 백악관에 보고하도록 했다.
대통령을 비롯 주요 인사를 경호하는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과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직원들도 에볼라 감염자 확인방법 등에 대한 특별 브리핑을 받았다. 정상회의 참가자들을 가까이 경호하며 에볼라 증상을 확인하라는 얘기다. 미국 관리들은 에볼라 통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통제 노력보다 감염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라이베리아에서 의료 활동 중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 두 명 중 한 명인 낸시 라이트볼이 5일 미국으로 이송된다. 라이트볼은 먼저 이송된 켄트 브랜틀리 박사와 함께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모리대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는다. 완치 환자의 혈액을 투여하는 치료를 받은 브랜틀리 박사는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질병통제센터(CDC)는 생존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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